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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잠수함 첫 수출 … 프랑스 제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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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의 첫 잠수함 수출이 다음 달 7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인도네시아 방문 때 확정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25일 “김 장관의 인도네시아 방문 시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방산업체 고위 관계자들이 동행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이 현지에서 인도네시아의 잠수함 도입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잠수함은 독일 호발츠베르케-도이체 조선(HDW)사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이 기술을 이전받아 만든 209(1200t)급 3척이다. 액수는 1조4000억원으로, 단일 무기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업체 관계자는 “수출하는 3척의 잠수함 중 2척은 국내에서 건조해 완제품으로 납품하고, 1척은 주요 부품을 인도네시아로 옮겨 현지에서 조립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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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당국자는 “그동안 한국은 독일·프랑스 등과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주 경쟁을 벌여 왔다”며 “우리에게 기술을 이전한 독일과 용접기술을 앞세운 프랑스를 제치고 잠수함 수출국에 진입하는 의미는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군은 209급 9척과 214급(1800t) 6척을 보유 중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5월 T-50 고등훈련기에 이어 잠수함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게 됨으로써 양국 간 방산 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양국 군 관계자들의 상호 방문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관계자들은 한국형 돌격상륙장갑차(KAAV), 전차, F-4·F-5 계열 전투기 등 우리 군에서 퇴역하는 무기의 제공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토이수타 인도네시아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7월 방한해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에게 육군 전차 현대화 사업에 따라 퇴역 예정인 M-48 전차 제공을 요청했다. 해군 역시 인도네시아로부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잠수함 요원 교육과 별도로 추가 교육을 요청받은 상태다. 군 당국자는 “우리 군은 퇴역하는 전투기와 함정 등을 동남아 국가에 제공해 왔다”며 “인도네시아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 잠수함 사업을 수주할 경우 다른 동남아 국가로의 수출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이 해군력을 증강하면서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난사 군도 등에서 해군 활동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용수 기자

◆209(장보고)급 잠수함=독일 해군의 209급(1200t급)을 들여와 국내에서 면허 생산했다. 적이 발견하기 어려우며, 어뢰와 기뢰는 물론 하푼 미사일 발사도 가능하다. 1999년 서태평양 훈련에서 209급 이천함이 어뢰 실탄을 발사해 표적함인 오클라호마시티(1만7000t급 순양함)를 격침시켰고, 2002년 환태평양 훈련에서는 나대용함이 하푼미사일로 60㎞ 떨어진 미 퇴역 구축함을 명중시켜 능력을 인정받았다. 해군이 보유한 9척 가운데 1척은 독일 HDW사에서 제작한 완제품을 들여왔고 나머지는 조립생산(2척)과 기술이전을 통해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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