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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빅원 (큰 지진)' 올 수 있다

미주중앙

입력

“뉴욕에도 빅원(큰 지진)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진 박사’로 불리는 컬럼비아대 ‘라몬트 도허티 관측소’ 선임연구원 김원영(사진) 박사의 분석이다. 김 박사는 연구소에서 미 동부지역 9개 주의 지진을 관측·분석하고 있다. 23일 평온한 오후, 5.8 강진이 미 동부를 뒤흔들면서 이례 없는 지진에 당황한 뉴요커들을 뒤로 하고 김 박사는 310마일 떨어진 진앙지 버지니아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김 박사는 2003년 버지니아에서 발생한 강도 4.5 지진 분석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등 버지니아 지역 지진활동을 꾸준히 연구·관찰해 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버지니아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김 박사는 연구소를 대표해 연방정부 산하 지질조사국(USCS) 연구원들과 현장 분석에 나서게 됐다.

앞서 올 2월, 그는 ‘메트로뉴욕’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뉴욕에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어디서 언제 발생할 지 모를 뿐”이라고 예측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진으로 인한 큰 인명·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또 다른 지진을 대비·감지하기 위해 버지니아에서 지진 분석에 한창인 김 박사와 24일 통화했다. 수화기 너머로 공사 현장을 방불케 하는 소음이 들려왔다. 김 박사와 연결이 되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뉴욕에도 대형 지진이 올 수 있는가.

“미 서부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미 동부에서는 큰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2~3년 사이 동부에서 제일 큰 지진이 발생했다. 상황으로 봐서는 뉴욕에도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지진을 예상했나.

“버지니아도 지진이 조금 일어나는 동네이기 때문에 계속 관찰해왔다. 그렇지만 이 지역에서 강한 지진이라고 해도 강도 4.5~5 정도였다. 이렇게 (지진이) 크게 날 줄은 몰랐다. 버지니아에 5.8 지진이 난 것은 지난 200년 사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뉴욕에 이 강도의 지진이 온다면.

“여기(버지니아)는 농촌이라서 대형 지진이 발생해도 피해가 적을 것이다. 뉴욕에서 발생한다면 건물이 많고 인구가 밀집돼 있기 때문에 이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정확한 진원지는 파악됐나.

“현재 지진계를 깔고 설치해 자세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진원지가 정확히 어딘지, 지반 형태나 단층 등을 분석해야 한다. 멀리(뉴욕)서는 어렵지만 가까이서 관찰하기 때문에 곧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원영 박사는=1989년부터 라몬트 관측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연세대 지질학 학·석사를 거쳐 1986년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지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수회지진학회로부터 2008년 지진학 연구공로상을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지진 기호(2007)’‘2003년 버지니아 지진 분석(2005)’‘2002년 인디애나 지진 분석(2003)’ 등이 있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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