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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후지쓰배 우승 박정환 9단 탈락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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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조 추첨. 한국(18명), 중국(12명), 일본(2명)의 순으로 진행된 삼성화재배 32강전 조 추첨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박지은과 구리가 속한 F조는 박정환의 B조와 함께 죽음의 조, 이창호의 C조와 이세돌의 E조는 꽃 조로 평가됐다. 박지은이 지난해 우승자 구리와 같은 조에 편성 된 후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다. 왼쪽부터 이세돌 9단, 구리 9단, 박지은 9단, 이창호 9단. [한국기원 제공]


세계 바둑 최고의 제전인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총상금 6억600만원, 우승 2억원)가 23일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에서 개막식을 치르고 24일부터 본선 32강전에 돌입했다. 삼성화재배는 4개월 후인 12월에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4인 1조, 더블 일리미네이션 시스템으로 치러지는 32강전에서 2연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기사는 모두 8명. 한국의 박영훈 9단, 원성진 9단, 김지석 7단, 김정현 3단, 중국의 구리 9단, 쿵제 9단, 리저 6단, 탄샤오 5단이 16강에 올랐다.

한국기사 중 1승1패를 거둔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강동윤 9단, 허영호 9단, 이영구 8단, 전영규 5단, 강승민 2단, 나현 초단 등 8명은 26일 승리하면 16강에 진출한다. 최철한 9단, 박지은 9단(여성 대표), 백성호 9단(시니어 대표), 박정환 9단, 김동호 2단은 탈락했다.

 ◆대회 이모저모

 ○…개막식은 주최 측인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과 중국의 대기업인 중신(中信)그룹 창전밍 회장, 삼성 중국본사 강호문 부회장, 중국 국가방송영화TV총국 퉁강 국장 등 내외 귀빈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중국 금융계의 강자인 창 회장은 바둑 고수로 1979년 신체육배에서 천주더·녜웨이핑에 이어 3위를 했던 인물. 프로암대회에서 이세돌 9단과 두 점으로 대국해 비겼다.

 ○…열흘 전 후지쓰배에서 우승한 ‘한국바둑의 미래’ 박정환 9단이 ‘죽음의 조’인 B조의 늪에 빠져 2연패로 탈락하며 충격을 안겨 줬다. LG배 우승자 박문요, 세계대회 2회 준우승의 천야오예, 중국랭킹 3위 리저가 만난 B조에서 박정환은 첫날 리저에게 진 뒤 이튿날 천야오예에게도 져 전체 기사 중 첫 탈락자가 됐다. 리저는 박문요를 꺾고 16강행. 나머지 한 자리는 26일 박문요 대 천야오예 전의 승자가 차지.

 ○…32강 중 최연소는 중국 리쉬안하오 2단. 96년 2월 1일생인데 96년 1월 29일생인 한국 나현 초단보다 3일 늦다. 이번 삼성화재배는 90년 이후 출생이 10명이나 돼 이들 ‘90후’와 기존 강자들의 힘 대결이 초미의 관심. 첫날 ‘90후’의 성적은 3승7패로 크게 밀렸다. 그러나 이튿날 김정현 3단이 우승후보 1순위 이세돌 9단을 격침시키며 전체 선수 중 첫 번째로 16강 에 진출했고 탄샤오 5단은 이창호 9단을, 강승민 2단은 최철한 9단을 각각 꺾어 충격을 안겨줬다.

 ○…지난해 구리 9단은 32강전에서 허영호 9단에게 졌으나 ‘더블 일리미네이션’ 덕분에 나머지 두 판을 이기며 되살아났고 공교롭게도 결승에서 허영호 9단을 꺾고 우승했다. 올해도 구리와 허영호, 이영구 8단과 박지은 9단 4명이 F조에서 만나 두 번째 죽음의 조를 형성했다. 허영호는 첫날 이영구에게 패배. 이영구는 25일 구리에게 져 26일 허영호와 재대결로 16강 진출을 결정한다.

박치문 전문기자

◆90후=최근 바둑계에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1990 년 이후 출생자들을 지칭하는 약어다. 이번 삼성화재배 본선 멤버 중 한국의 박정환·김정현·강승민·김동호·나현, 중국의 탄샤오·펑리야오·쑨리·리쉬안하오·왕타오 등 10명이 ‘90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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