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면서 외화도 벌어들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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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친환경은 시대적 요구입니다. 기업의 이윤뿐 아니라 공익을 위한 경영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한국공항공사의 성시철 사장(62·사진)의 경영철학에는 두 요소가 중요하게 등장한다. 기술개발을 통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그리고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창립 31년의 내공과 노하우가 바탕이 되고 있다.

공항운영자 중 세계 최초로 항행안전장비를 자체 개발한 것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크게 기여했다. 2004년 항공기에 방위각 정보를 제공하는 도플러전방향표지시설(DVOR) 개발을 시작으로 2009년 계기착륙시설(ILS), 지난해 항공기상관측장비(AMOS) 등 8개 장비의 개발을 끝냈다. 현재도 3개 장비의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매 개발단계마다 전문성을 갖춘 중소기업이 협력업체로 참여한다. 대략 24개 사업에 13개 중소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액수로 따지면 397억원 규모다. 가령 생산·시험·하자보수단계에서는 지난해까지 모피언스·GSI등 3곳과 88억원 규모를, 판매·공급 및 설치단계에서는 유양산전·대명정보통신·신명파워 등 8개 중소기업과 250억원 규모의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항행안전장비는 항공기 안전운항에 필수 시설로 해외에서 전량 수입돼왔다. 하지만 2004년부터 하나 둘씩 자체 개발을 해 약 2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터키·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국에 장비를 수출해 175억원의 외화도 벌어들였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저탄소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2015년까지 온실가스 발생량을 2007~2009년 대비 20% 감축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 223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윤철환 녹색공항팀장은 “전국 공항에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여객청사의 실내조명과 활주로의 항공등화 조명을 저탄소 LED형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김해 및 제주국제공항에 태양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이미 친환경 사업에 190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까지 김포국제공항을 그린 빌딩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포공항은 지난해 국제공항협회(ACI)의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같은 규모 공항 23개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손지은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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