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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트레이드설이 분분한 이종범

중앙일보

입력

최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 대한 트레이드 설이 부쩍 많아졌다.

지난 2월 29일 일본의 주니치스포츠는 ‘한신, 이종범에 구애’라는 타이틀 로 재일동포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오사카 지역이 근거지인 한신 타이거즈구단이 이종범을 데려오고 싶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당일 주니치의 이토 구단대표는 “이종범은 주니치의 소중한 자산이므로 트레이드할 계획이 전혀 없다”라며 극구 부인을 하였다.
그런데 덧붙인 말이 의미심장 했다. 그것은 바로 “얼마 전 한국 모 구단들로부터 오퍼가 있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밝힌 부분이다.

현재 한국 야구계에서는 스타가 필요한 신생팀 SK구단이 슈퍼스타인 이종범의 영입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으며 우승을 위해서라면 과감한 배팅도 아끼지 않은 모 구단들이 이미 주니치와 접촉을 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러나 이종범의 의지는 확고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현 시점에서 한국으로의 복귀는 없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이종범은 기자들이 한국의 몇 개 구단이 트레이드 요청를 했다는 이토 구단대표의 말을 전하자 주니치나 한국 구단들에게 직접 들은 적도 없으며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물론 이종범 트레이드에 대한 결정은 주니치 구단이 하나 한국으로 돌아갈 경우에는 말이 달라진다. 먼저 이종범의 의사가 중요하며 또한 해태 타이거즈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그렇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이종범의 국내 복귀는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종범은 선동렬과는 달리 은퇴 시까지 일본에 있을 것 같지 않다. 일본에서 명예회복만 한다면 언제든지 한국에 돌아가 야구발전에 공헌하고 싶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종범은 빠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있을 지 않을까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종범은 한신을 비롯한 다른 일본 구단의 트레이드 제의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듯 하다. 현재 이종범은 메이저리그 출신의 딩고가 가세하고 기존의 고메스가 버틴 상태에서 1군 진입이 쉽지 않지가 않은 상태에서 다른구단으로 눈길을 놀리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런데 트레이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다는 사실은 이종범이 불리한 상황이지만 피하지않고 그들과 정면승부하겠다는 자세로 봐도 무방하다.

이런 와중에 이종범은 5일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세이부전에서 ’99년 퍼시픽 리그 최고 투수인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3루타 1개를 포함,1타수 1안타 1볼넷으로 1타점 1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하여 주니치가 8-4로 승리하는 데 공헌을 했다.

이로써 이종범은 지난달 27일 니혼햄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데 이은 인상적인 타격을 보여, 시범경기 3게임에서 5타수 2안타 3사사구 2타점 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적은 경기라 절대적이지는 않겠지만 올 시즌 청신호로 해석이 가능하다.

‘소의 꼬리 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종범으로서는 ’99년 시즌 같은 성적이면 일본에서 하위타자 소리를 듣느니 자신을 인정해 주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것이 훨씬 낫다.

그러나 이종범의 기량이 작년의 그것 이상이 아니다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 분명히 이종범은 올시즌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다. 그러나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하다.

소속팀에 거물들이 포진해 있다고 해서 대결을 회피한다면 그것은 이종범 답지 못하다. 트레이드가 되던 되지 않던 이종범은 그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승리를 해야 한다. 또한 이종범 역시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어 퍽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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