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전력 점검] 5. 포항·성남 "노장은 살아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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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10년 동안 팀과 함께 연륜을 쌓아온 선수들이 있다.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33)와 성남 일화의 이상윤(32). 이들은 모범적인 자기관리로 후배들의 신망을 받으며 올해도 팀의 성적을 좌우할 주축 선수로 우뚝 서 있다.

1991년 입단한 박은 지난해 정규리그 초반 팀이 5연패에 빠지자 자진 삭발, 팀을 수렁에서 건지는데 앞장섰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뚜렷한 공격력 보강이 없는데다 고정운.백승철이 무릎수술로 5월 이후에나 출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국마저 대표팀에 들락날락해야 할 입장이어서 박성화 감독은 미드필더인 박을 공격 최전방에 서도록 했다. 갑작스런 보직변경에도 불구하고 박은 뛰어난 테크닉과 골감각으로 박감독을 안심시키고 있다. 박은 "올해 팀이 정규리그 4강에 올라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찾았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상윤은 느긋한 표정이다. 액운은 지난해 겪을 만큼 겪었다. 프랑스 로리앙 팀에 입단했으나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한 채 방출당한 뒤 한동안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다행히 친정인 일화로 돌아오게 됐고 지난해 마지막 대회인 FA컵에서 우승도 했다.

2년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씻고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성남 차경복 감독은 "박강조의 가세로 미드필드의 짜임새가 좋아졌다. 그러나 우승을 위해서는 이상윤이 공격에서 제몫을 해줘야 한다" 고 내다봤다.

이상윤도 "어시스트에 주력하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올해는 골을 최대한 많이 넣겠다" 며 득점왕에 오르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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