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정 변호사가 토치니프레이레 상파울루 사무소에서 기업법 관련 서적을 열람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 도시에서도 일요일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모습은 여느 한국 직장인과 다를 게 없었다. “투자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 기업이 늘어나 토·일요일에도 할 일이 많아요. 더군다나 휴가를 앞두고 있어서.”
지난달 말 브라질 로펌 ‘토치니프레이레(TozziniFreire)’ 상파울루 사무소에서 만난 고수정(30) 변호사. 부모님을 따라 브라질로 건너온 지 15년이 지났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영락없는 한국 젊은이였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부터 집에서만큼은 꼭 한국말을 썼어요.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생각을 잃지 않게 됐고, 덕분에 한국 기업 관련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상파울루 법과대학을 졸업한 고 변호사는 인턴 과정을 거쳐 2006년 토치니프레이레에 들어갔다. 토치니프레이레는 영국의 로펌 평가기관 ‘체임버스&파트너스’가 올해 브라질 지역 기업·M&A·노동 분야 1등급으로 평가한 곳이다. 변호사 수는 약 600명으로 국내 1위 로펌인 김&장(약 500명)보다 많다.
고 변호사는 삼성·두산·한국타이어·CJ·산업은행·외환은행 등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팀’ 소속이다. 지난 2월 현대차가 상파울루 공장을 착공하기 전 현지 정부 상대 인허가 협상도 고 변호사의 손을 거쳤다.
“한국식 위계질서나 능률 중심의 사고로는 이곳에서 사업 성공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꼼꼼한 법률 자문뿐 아니라 문화적 충돌을 완화해주는 역할까지 해줘야 기업들이 만족하게 되죠.”
쉬는 날 고 변호사는 ‘한국 문화 알리미’로 변신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해온 각종 봉사활동과 함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인 거리응원을 주도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2007년 한국 청소년 교민들의 모임인 ‘한민족미래지도자연대’의 브라질 지회가 생기면서 고 변호사도 합류 요청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이 단체 브라질 지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6월엔 상파울루의 한 문화센터에서 ‘6월 축제(Festa Junina)’ 를 열었다.
한인 동포들과 1.5, 2세대뿐 아니라 브라질 사람들을 초청해 한글 배우기, 한국문화 퀴즈대회 등의 코너를 진행한 행사였다. 고 변호사에겐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브라질형 인권변호사다.
“이곳 국민들이 찾아야 할 인권은 교육받을 권리입니다. 청소년들을 가르치기 위해 정부가 나서지 않고 스스로 배우겠다는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도 드물어요.” 그간 봉사활동을 다니며 고 변호사가 직접 보고 느낀 바다.
상파울루=최선욱 기자
글로벌‘P세대’의 특징
Pioneer(개척자) 새로운 길을 열어나간다
Patriotism(애국심) 애국심에 눈뜨다
Pleasant(유쾌) 현빈 세대, 군대도 즐겁게
Power n Peace(평화) 힘 있어야 평화 지켜
Pragmatism(실용) 진보·보수 이분법 거부
Personality(개성) SNS로 자기 생각 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