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놓고 역할 나눈 그들 … 이광재 “지지” 안희정 “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박신홍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이 있던 지난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의 왼팔과 오른팔로 불리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충남지사 공관에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야권 차기 구도를 논의했다. 당시 이 전 지사는 “야권 연대가 제대로 되려면 중간 쪽에 있는 손학규 대표가 제대로 서줘야 판이 만들어지고, 대선 후보 경선다운 경선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지사는 “난 그래도 비판할 수밖에 없다. 너는 너 나름대로의 판을 만들어 가라”고 했다.

토론 직전 안 지사는 “가지(손 대표)가 줄기 역할을 하면 나무(민주당)가 자빠진다”며 공개적으로 손 대표의 정통성 문제를 제기했었다. 결국 둘은 토론 끝에 ‘이광재는 손 대표를 지지하고, 안희정은 비판한다’고 서로의 역할을 정리했다. 다만 안 지사는 “누구든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그때부터 힘을 합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상은 11일 발간된 『안희정과 이광재』(중앙일보 정치부 박신홍 기자 지음·메디치 출판·사진)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은 두 사람을 심층 인터뷰한 것이다. 책에서 안 지사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차남’에 비유했다. “유 선배(유 대표)는 장자(長子)의 묵직한 참을성보다 끊임없이 문제 제기만 하는 차남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 전 지사도 “유 선배가 4·27 재·보선 때 김해에 직접 나가 승부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당시 토론에서 문재인 노무현 재단이사장은 거론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문 이사장을 차기 주자로는 여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둘은 책을 통해 2017년엔 직접 대권에 도전할 뜻임을 밝혔다. 이 전 지사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이긴 뒤) 2018년 2월 겨울올림픽 폐막식에서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열고 ‘이제 통일 대한민국으로 간다’고 선포하는 꿈을 꾼다”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안 지사에게 “도지사 생활 잘해서 2017년에 꼭 나왔으면 한다”고 했고, 안 지사는 “그래, 같이 한번 해보자”고 화답했다.

김경진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민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1947년

[前] 강원도 도지사

1965년

[現] 충청남도 도지사

1964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