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특허전쟁 속 LG·소니는 화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LG전자와 일본 소니가 지난해부터 치열하게 맞붙어 온 특허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화해했다. 최근 삼성전자·미국 애플 등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특허전쟁 조짐이 본격 불거진 가운데 나온 분쟁 종료 합의여서 주목된다. LG전자는 11일 “소니와 특허 침해소송을 서로 취하하기로 최근 합의했다”며 “두 회사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고 서로의 특허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특허를 나눠 쓰기로 했는지,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의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두 회사 간의 특허전쟁은 소니가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LG전자의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LG전자도 이에 맞서 올해 2월 소니가 자사의 블루레이(사진) 표준기술과 신호 수신·처리에 관한 8가지 특허를 디지털TV와 게임기에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ITC에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또 같은 달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니가 디지털TV 등 11가지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냈고, 소니 역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LG전자를 상대로 LCD 기술 등 2건의 특허 침해소송으로 맞섰다. LG전자는 지난 3월 네덜란드 및 서유럽 국가들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3의 수입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현재 소니 이외에 미국 월풀과 냉장고 반덤핑 제소를, 독일 오스람과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소송을 각각 진행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소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끝까지 싸우는 것보다 중간에 합의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며 “소송 중에도 꾸준히 합의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고 이번에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꾸준히 보강해온 특허팀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며 “소니와의 소송은 걸려 있는 분야도 넓고 지역도 미국과 유럽에까지 걸쳐 있어 관심이 집중됐었는데 이번에 잘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

◆블루레이(Blue-ray)=DVD보다 약 10배 더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방식이다. DVD가 적색 레이저를 사용하는 데 비해 블루레이 디스크는 좀 더 좁은 405나노m 파장의 청자색 레이저를 사용하면서 블루레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