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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 박찬호, 시즌 첫 경기 이라부와 대결

중앙일보

입력

박찬호(27.LA다저스)가 시즌 첫 등판 경기에서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와 맞대결을 펼친다.

다저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5시5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즌 2번째 경기에 각각 박찬호와 이라부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과 일본 투수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선수로 꼽히는 박찬호와 이라부가 선발 맞대결을 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팀 개막전 선발투수는 에이스 케빈 브라운(다저스)과 더스틴 허만슨(몬트리올)이 낙점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에 속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박찬호와 이라부는 이번 시즌 첫 등판경기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올 시범경기에서 6경기에 나와 3패만 기록하고 방어율 7.43의 형편없는 성적을 남긴 박찬호로서는 이번 첫 등판이 바뀐 투구폼과 겨울내내 연마한 체인지업의 성능을 시험해보고 시즌 성적을 가늠하는 기회다.

이라부도 지난해 11승7패(방어율 4.84)의 괜찮은 성적을 내고도 뉴욕 양키스에서 쫓겨나면서 구겨진 '일본 최고 투수'의 자존심을 이번 경기에서 곧추 세우겠다는 각오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신뢰감'을 얻지 못한 점도 공통점. 둘 다 첫 단추를 잘 꿰어 팀 제2선발투수로의 위상을 다져야 할 필요가 있다.

박찬호가 상대할 몬트리올 타선은 '기관총 타격'으로 알려져 박찬호에게 다소부담스럽다. 지난해 타율 0.316에 42개의 홈런을 날린 블라디미르 게레로를 축으로 하고 론델 화이트, 리 스티븐스 등이 포진한 클린업 트리오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은데다 하위타선에도 발빠르고 타격이 정확한 좌타자들이 즐비하다.

시범경기에서도 박찬호는 몬트리올 하위 타선 좌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아 이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우려된다. 그러나 작년 박찬호를 괴롭혔던 다저스의 빈약한 공격력이 올해는 크게 향상돼7회까지 3점 이내로만 막아낸다면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타율 0.309와 홈런 42개, 123타점을 올린 숀 그린을 영입해 중심타선에 포진시킨 다저스는 게리 세필드, 디본 화이트, 에릭 캐로스 등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무게가 더해졌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다저스의 성적은 박찬호의 활약여부에 달렸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시즌 첫 발걸음을 떼는 박찬호로서는 몬트리올과의 경기에 모든 것을 걸고 던져야 할 판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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