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LG, 한솔엠닷컴 인수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간 한솔엠닷컴(한솔M.COM) 인수전이 급류를 타고 있다.

한통프리텔은 최근들어 한솔엠닷컴 인수의 당위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고 LG텔레콤도 최근 방한한 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의 본 필드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한솔엠닷컴의 인수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0일 주총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된 한통프리텔의 이용경사장은 "이달중순 이후 구체적인 인수방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며 인수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솔측과 인수.합병(M&A)의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있으며 서비스초기부터 기지국을 공동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통측은 한솔엠닷컴의 인수방안으로 보유중인 SK텔레콤 주식과 한솔과 벨캐나다가 확보하고 있는 한솔엠닷컴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안 등 몇가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은 지난 30일 오후 방한한 본 필드 BT회장이 이튿날 안병엽 정보통신부장관을 예방한데 이어 구본무 LG회장을 면담한 것에 대해 LG텔레콤의 한솔엠닷컴 인수와 관련해 BT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본 필드회장은 안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정부가 민간기업간의 M&A에 관여하는 할 사항은 아니지만 한국통신이 민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져 그동안 LG측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공기업의 민간기업 인수 불가론'을 정부에 환기시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일단 한통프리텔의 한솔엠닷컴 인수논의에 제동을 걸어 시간벌기를 하면서 LG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통측과 LG측의 신경전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LG텔레콤은 공기업의 민간기업 인수불가론을 지속적으로 제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LG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기업인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한다면 공기업의 민영화방침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만 아니라 거대 공룡기업이 탄생함으로써 공정경쟁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한통프리텔측은 "적반하장격"이라며 "LG가 데이콤을 인수한 데 이어 한솔엠닷컴까지 인수한다면 이는 정부의 LG에 대한 명백한 특혜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양측의 한솔엠닷컴 인수전은 한솔엠닷컴과의 물밑접촉을 통해 뜨껍게 달오르고 있지만 구체적인 윤곽은 총선이후 이달 중순께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한솔엠닷컴의 인수전을 촉발시킨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에 대한 최종 승인을 총선이후로 미뤄놓았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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