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김성태
주광덕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김성태·주광덕 의원은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2선 후퇴’를 이끈 ‘주동자’였다. 그런 두 사람이 7월 25일~8월 5일 이상득 의원의 페루·볼리비아·에콰도르 대통령특사 방문길에 동행한 뒤 태도가 달라졌다. 두 의원은 9일 중앙일보에 특사방문 후일담을 전하며 “노(老)정객의 진면목을 봤다”(김성태), “물갈이 논란이 있지만 중진의원의 외교역량이 사장돼선 안 되겠더라”(주광덕)고 말했다.
두 사람에 따르면 특사단이 해발 4060m의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 도착한 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새벽 1시30분. 다섯 시간 뒤인 오전 7시에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의 면담이 잡혀 있었다.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인 볼리비아와 한국 기업 간 리튬 2차전지 합작의 성패가 달린 면담이었다. 이 의원은 “미래의 먹을거리가 눈앞에 있는데 잠이 오느냐”며 숙소에서 곧바로 대책회의를 소집했다고 한다. 결국 한국은 미국·중국·일본 등을 제치고 볼리비아와 ‘리튬 산업화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었다. 이 의원은 2일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 수출에 대해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수출보험(보증)이 차질을 빚으면서 관계가 냉랭해진 에콰도르에선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을 만나 “경협차관 제공 등 한국 정부의 협력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설득했다고 한다.
정효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