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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스페인 여공작 사랑 위해 5조원 재산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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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스페인 명문 귀족이자 갑부인 마리아 델로자리오 카예타나(85·오른쪽) 여공작과 하급 공무원으로 그의 결혼 상대인 24세 연하 알폰소 디에스. [가디언 웹사이트]

사랑을 위해서는 재산도 필요 없다. 스페인 명문 귀족이자 갑부인 85세의 마리아 델 로자리오 카예타나 여공작이 재혼을 반대하는 자녀를 설득하기 위해 막대한 유산을 미리 물려주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여공작은 알바 가문의 제18대 상속녀다. 이 가문은 11세기 때부터 스페인 귀족이었으며, 1429년 공작 작위를 얻었다.

 여공작은 지난 몇 년 동안 24살 연하의 사회안전보장국 하급공무원 알폰소 디에스(61)와 사귀며 결혼을 생각해왔다. 그는 앞서 두 번 결혼했지만 모두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기에 이번 결혼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결혼에 뜻밖의 걸림돌이 등장했다. 6명의 자녀가 재산 문제 등으로 반대에 나선 것이다.

 이에 여공작은 결단을 내렸다. 그는 “결혼 상대인 디에스는 내 재산에 관심이 없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나”라며 결혼할 경우 막대한 재산을 6명의 자녀와 8명의 손자에게 미리 상속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결혼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재혼이 성사될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여공작은 2008년에도 디에스와의 결혼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소식에 결혼을 일단 유보했다.

 여공작의 재산은 현재 최대 35억 유로(약 5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유하고 있는 성만 10개가 넘는다. 고야·벨라스케스 등 국보급 화가들의 그림을 비롯해 희귀 유물들을 대거 소장하고 있다.

 여공작이 세인들의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여공작은 지나친 성형수술과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도 유명하다. 너무 자주 해서 통산 횟수조차 모를 정도로 성형수술을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얼굴을 봐도 나이를 짐작할 수조차 없다.

 여공작은 자신의 재산과 관련, “많은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이를 먹을 수는 없지 않으냐”라며 “나는 부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름이 가장 긴 귀족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식 이름은 ‘마리아 델 로자리오 카예타나 알폰사 빅토리아 유지니아 프란치스카 피츠제임스 스튜어트 이 데 실바’다. 최익재 기자

전희원 인턴기자(숙명여대 언론정보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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