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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상생펀드 300억 조성 … SPC는 가맹점 상권 보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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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재현 회장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시 중심가에 문을 연 광화루 파리바게뜨 더플레이스점 전경.

CJ그룹과 SPC그룹이 8일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 플랜을 내놨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강화 분위기에 적극 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CJ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을 통해 각 지역의 우수 중소업체를 발굴해 기술·마케팅은 물론 수출까지 지원해 주기로 했다. 또 그룹 내에서 가맹사업을 하는 CJ푸드빌과 올리브영이 가맹점주들을 위해 자금 지원도 할 방침이다.

 지난 7월 이재현 회장이 “지금은 중소기업을 도와야 할 때니 CJ가 앞장서라. CJ 사업 전 부문에서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 ▶진정성을 갖고 ▶지속 가능하며 ▶중소기업의 실질적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어야 한다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CJ그룹은 이런 방침에 따라 최근 한 달여간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이날 상생 플랜을 내놓은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CJ제일제당은 전통 장류·두부·김치 등을 제조하는 지역 유망 중소업체를 발굴해 제휴를 맺고, 전국 유통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할 수 있게 기술과 마케팅을 돕는다. 이미 경북 안동의 제비원(전통 장류), 강원 영월의 백두대간 전두부, 전남 여수 돌산갓영농조합 등을 선정했다. 이와 더불어 CJ푸드빌 등이 주축이 돼 300억원의 상생 펀드도 만든다. 이 자금은 협력업체들이 저리로 사업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제공된다.

 CJ푸드빌의 경우 뚜레쥬르 가맹점주들에게 점포별 위치나 환경을 고려해 인테리어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160억원가량의 상생 자금을 확보했다. 또 가맹점의 상권 보호를 위해 계약 때 상권 영역을 설정해 주기로 했다. 헬스&뷰티 스토어인 올리브영은 모든 신규 가맹점주에 4500만원씩을 무상 지원키로 했다. 초기 3개월은 한 달에 1000만원, 이후 3개월은 한 달에 500만원씩 6개월에 나눠 지원한다. CJ E&M(엔터테인먼트&미디어)도 올 하반기 500억원의 펀드를 만들어 애니메이션·컴퓨터그래픽(CG)·3D 등 콘텐트 분야의 전문 인력과 유망기업을 적극 키울 방침이다.

 파리바게뜨와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를 계열사로 둔 SPC그룹도 이날 매출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삼던 기존 성장 전략을 전면 손질해 가맹점과의 동반 성장을 키워드로 앞세웠다. 이날 내놓은 전략에 따르면 SPC는 그룹 성장의 중심축을 국내에서 해외로 전환하고 기존 가맹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해마다 30%씩 국내 매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기존 가맹점주들이 과도한 경쟁에 직면하고, 리뉴얼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일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우선 기존 가맹점주를 최대한 배려하기 위해 신규 점포를 열 때 인근 점주와 협의하고, 신상권 중심으로 점포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견이 있을 경우에는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고충처리위원회가 객관적으로 조정하는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장기 근속 점주들은 해외 연수도 보내주기로 했다.

 대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신규 시장을 찾을 방침이다. 중국 파리바게뜨 매장은 현재 60여 개에서 올해 말까지 100개, 내년엔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신규 진출하고, 중동과 중남미 지역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그룹 공채의 10%를 아르바이트 학생들 가운데서 뽑고, 매년 100명씩의 아르바이트 대학생에게 대학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성화 고교생을 대상으로 연간 2500명의 제빵 제조 기사를 양성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장학복지재단인 가칭 ‘SPC 해피재단’도 곧 설립한다.

 SPC그룹 김범호 전무는 “국내 출혈 경쟁 대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기존 가맹점주의 이익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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