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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미 벤처들 주가 올리려 수익 '뻥튀기'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익은 부풀리고 비용은 줄이는 쪽으로 회계를 편법 처리해오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같은 현상은 벤처기업들이 나름대로 수익모델을 개발해 제시하는 대신 투자자들의 막연한 기대감에 의지한 주가상승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려 한데서 빚어진 부작용으로 한국의 벤처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와 포천지 최신호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같이 왜곡된 회계장부로 투자자들이 손해볼 것을 우려, 지난해 12월 벤처업체들에 2000회계연도 1분기말까지 회계를 정상처리하도록 강력히 요구했다.

SEC는 또 재무회계 기준위원회(FASB)에 회계를 편법처리한 인터넷 기업을 조사하고, 일반회계규칙(GAAP) 중 편법처리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20개 항목을 수정토록 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도 정보통신혁명의 총아로 떠올랐던 히카리 통신이 휴대전화 회원 끼워팔기.주가조작 시비 등에 휘말려 주가 폭락사태를 맞았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23만엔을 웃돌며 시가총액 기준 재계 8위까지 올랐던 히카리 통신의 주가는 28일 6만8천8백엔으로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의 언론들은 "초확대주의로 앞만 보고 달려온 일본 벤처의 대표주자에 대해 시장이 검증할 때가 왔다" 고 보도했다.

◇ 매출 부풀리기.원가축소〓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 하반기 3건의 신규계약(1억3백50만달러)을 체결한 후 3천6백50만달러를 수입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SEC 규정에 따르면 계약이 모두 이행된 후에야 수입을 회계장부에 올릴 수 있다.

인터넷 중개 판매업체인 프라이스닷컴은 판매가에서 구입비를 뺀 금액을 수입으로 잡아야 하는 데도 판매가를 수입으로 산정했다.

프라이스닷컴은 이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4분기에 1억5천2백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정작 상품구입비(1억3천4백만달러)를 제외한 수입은 1천8백만달러에 불과했다.

아마존 닷컴.e토이즈 등은 운송비.포장비 등을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했다. 투자자들이 마케팅 비용은 필수적인 것으로 인정하지만 원가는 수입을 갉아 먹는다고 보기 때문에 이같이 회계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 광고비 수입 조작.할인판매 악용〓버티컬넷.스포츠라인.에드가 온라인.남미의 스타미디어 넷워크 등은 다른 인터넷 업체, TV 등과 짜고 서로 광고비를 내지 않고 상대편의 광고를 실어준 후 마치 광고비 수입이 있었던 것처럼 장부에 기재했다.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2분기 인터넷 광고의 6%가 이같은 편법 광고교환에 의한 것" 이라고 밝혔다.

1-800-플라워 닷컴.CD나우.비드 닷컴 등은 50달러짜리 상품을 40달러에 팔고는 50달러를 받은 것처럼 허위기재하고 차액 10달러를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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