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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거벽보에 '리명박 지지한다' 낙서 발칵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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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의 선전벽보에 '리명박을 지지한다'는 낙서 문구가 발견됐다. 보위부는 이번 사건을 '간첩단 사건'으로 규정하고 범인 색출에 나섰다.

27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양강도의 소식통은 "19일 혜산시 송봉1동에 위치한 신발공장과 강철공장 두 곳의 담에 붙여진 지방대의원 후보자 선전벽보에 '리명박을 지지한다'는 글과 후보자들의 이름을 검은색 매직으로 그어놓은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출처=후지TV]

북한에서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사건은 이따금 있었다. 선거 벽보 이외에 아예 대자보형태의 벽보가 나붙기도 한다. 지난해엔 '선군정치 바람에 백성 굶어 죽는다. 군대들에게만 주지 말고 인민들부터 쌀을…'이란 대자보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평양 철도대학 담장에 '김정일이 사람을 굶겨 죽였다'는 낙서가 발견돼 평양 시내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의 실명을 노골적으로 거론하는 문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선전벽보가 훼손된 공장들은 혜산역에서 약 4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이곳에는 100~150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낮에는 유동 인구가 많지만 공장 직원들이 퇴근하는 저녁7시 이후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썰렁하다.

지난 8일 밤에도 인적이 드문 곳에 붙어 있던 선전 벽보가 훼손됐다. 혜화동 차수리 공장 경비실 외벽에 붙여놓은 선전벽보의 사진과 이름에 'X'가 표시된 것이다.

보안당국은 두 사건 모두 주변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이 저지른 소행으로 보고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그러나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남조선 대통령의 이름이 적혀 사람들이 '보통 일이 아니다. 큰 사건이다"또 들볶아 놓겠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연이은 낙서사건에 주민들은 '갈 데까지 갔다'며 웅성거린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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