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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가요 총정리〈유성기로 듣던 가요사〉

중앙일보

입력

해방 이후부터 1960년까지의 한국 가요사를 정리한 시리즈 음반 〈유성기로 듣던 가요사ㆍ두번째〉(신나라뮤직)가 나왔다.

한국 대중가요는 그 효시를 놓고 '아리랑'이니 '파랑새'니 윤심덕의 '사의찬미'니 의견이 분분하지만 찬송가나 창가 등 개화기에 들어온 노래문화로부터 출발한다는 게 정설.

최남선의 '경부철도가'를 비롯한 창가는 '학교 창가'와 남녀간의 사랑 또는 인생에 대해 노래한 '유행창가'로 분화됐으며 우리나라 대중가요는 바로 이 유행창가가 상업적 대중매체인 음반과 결합한 2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다.

일제시대 가요는 '짝사랑' '나그네 설움' '지원병의 어머니' 등 일본 엔카에서 유래된 트로트와 이옥희의 '강원도 아리랑', 박부용의 '노들강변'같이 전통 민요에서 발전한 신민요가 양대 산맥을 이뤘다.

이후 해방을 전후한 공백기를 거친 한국 대중가요는 해방과 함께 '사대문을 열어라' '귀국선' 등 억압에서 풀려난 감격을 담은 노래가 주류를 이루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는 '꿈에 본 내 고향' '전선야곡'같이 분단의 아픔을 그리거나 반공이데올로기를 표현한 노래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와 함께 해방과 한국전쟁은 트로트와 신민요 일색이던 가요계에 미국 대중가요 유입이라는 일대 혁명을 불러 일으켜 '청실 홍실' '산장의 여인' '럭키 서울' '무정부르스' '닐리리 맘보' 등 서양 7음계를 따거나 영어단어 또는 서양춤음악 양식을 도입한 노래가 연이어 등장했다.

〈유성기로 듣던 가요사ㆍ두번째〉는 바로 가요의 공백기인 해방직후부터 1960년까지 녹음됐던 노래들의 SP음반을 발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음반. 고대원, 권정애, 나애심, 남백송, 남인수, 명국환, 백설희, 손인호, 안다성, 윤일로, 현 인 등 당시 활동했던 가수 58명의 노래 217곡을 가수별로 분류, 10장의 CD에 담았다.

여기에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나 방송드라마의 주제가들을 별도로 정리, CD 두 장에 곁들였다. 이 시기 한국 가요사에 대한 해설과 당시 활동했던 작곡·작사가 및 가수들에 대한 설명, 수록곡별 가사 등을 담은 해설집을 한 데 실어 이해를 도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기자 aupf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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