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천년 프로야구] 1. 2강-4중-2약 판도

중앙일보

입력

올해 프로야구 판도는 삼성과 현대 양대 재벌 구단의 양강 체제에 LG, 롯데가 이들을 추격하고 두산, 한화 역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구도로 예상된다.

해태와 신생팀 SK는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와 엷은 선수층 때문에 상위권 진입이 힘겨워 보여 올 시즌은 2강-4중-2약의 양상을 띨 전망이다.

삼성과 현대의 전력이 나머지 6개 팀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은 우선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사태에 휘말린 선수가 한명도 없다는 점.

그리고 삼성과 현대는 우수 용병 확보에 성공한데다 트레이드를 통해 저마다 취약점을 보강했다.

삼성이 새로 수입한 훌리오 프랑코와 현대의 새 용병 에디 윌리엄스는 각각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뛴 백전노장으로 지금까지 한국 무대를 밟았던 외국인 선수가운데 가장 우수한 선수로 평가된다.

선발 마운드와 포수가 약하던 삼성은 최창양, 박동희가 재기에 성공했고 김동수를 데려와 막강 전력을 갖췄으며 현대는 임선동의 부활과 마일영의 수혈로 마운드높이가 더욱 높아진데다 고민이던 마무리 투수에 위재영을 낙점, 시름을 덜었다.

지난해 준우승팀 롯데는 선수협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으나 용병 선발에서 재미를 본데다 후보급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돼 오히려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병 에밀리아노 기론의 구위는 작년보다 위력이 더해졌고 손민한이 재기했으며 주형광, 박지철, 박석진이 모두 10승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새로 뽑은 외국인 타자 에드워드 우드가 예상밖의 타격 솜씨를 지닌 것으로 밝혀져 재계약에 실패한 펠릭스 호세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스 문동환과 4,5번 타자로 활약했던 마해영, 박정태가 선수협 사태로 팀 합류가 늦은 것이 롯데의 우환.

지난해 선발 투수진의 붕괴로 추락했던 LG는 미국에서 데려온 용병 투수 해리거와 재기에 성공한 장문석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 구위를 과시, 올해는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찾았다.

다만 LG는 투타의 핵심인 최향남과 김재현이 선수협 파동으로 전지훈련을 치르지 못해 초반 전력에서 이탈한 것과 이병규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내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해 정규리그 승률 1위 두산과 한국시리즈 우승팀 한화는 지난해에 비해 라인업이 크게 달라져 올 시즌 성적을 점치기가 어렵다.

두산은 강병규, 박명환, 이경필 등 우완 선발투수 3명이 선수협 사태와 부상으로 떨어져 나간 대신 용병 마이크 파머와 이혜천, 김영수 등이 새로 선발진에 합류했으나 모두 왼손투수라는 점이 걸린다.

한화도 에이스 정민철이 일본으로 건너간데다 이상목이 어깨 수술을 받아 올 시즌 출장이 어려워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송진우마저 선수협회장으로 겨울훈련을 받지 않아 올 시즌 마운드는 조규수 등신인과 중간계투급 투수들이 선발로 나서는 고육책이 예상된다.

한껏 물이 오른 2년차 용병 다니엘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가 주축이 될 타격과 구대성의 뒷마무리에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

한국시리즈를 9차례나 제패한 해태도 전력이 더 떨어져 약체팀으로 분류됐다.

애타게 고대했던 에이스 이대진의 재활이 더뎌 올 시즌 출장여부가 불투명해 선발투수진은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승을 바라볼 선수가 없다.

양준혁이 선수협 사태에 따른 훈련부족과 팀과의 불화로 사실상 팀 전력에서 배제됐고 미국에서 데려온 호세 말레이브의 기량이 처져 공격력도 약화됐다.

신생팀 SK는 전 쌍방울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고 7개 구단에서 1명씩 선수를 양도받을 예정이나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추기에는 어렵다.

김원형을 비롯해 박정현, 유현승, 오봉옥 등이 포진한 마운드는 그런대로 버틸만하나 타격에서 다소 처진다.

용병 헨슬리 뮬렌과 타이론 혼의 활약 여부가 올 시즌 SK의 성적을 좌우할 관건.

전문가들은 현대와 삼성이 같은 리그에 편성된 점을 우승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플레이오프는 지난해 무산된 와일드카드 진출팀까지 나타나 5개팀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다툴 것으로 내다보는 등 작년보다 한층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onhapnews.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