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체장 잇단 공석, 경기력 차질 우려

중앙일보

입력

일부 경기단체의 회장 공석 사태가 잇따라 경기력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오랫동안 내분을 겪어왔던 천신일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이 사의를 밝힌 가운데 아이스하키와 핸드볼,카누 등도 회장없이 경기단체를 운영하는 등 대한체육회 가맹경기 단체중 4개가 '사고단체'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경우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중인 박갑철 회장이 대법원의상고기각으로 징역1년 추징금 1억2천만원의 원심이 확정돼 체육회 규정상 더 이상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됐고 핸드볼도 협회 운영자금 시비 등 불협화음이 계속되자 설원봉 회장이 1개월전 사의를 표명, 물러났다.

카누 역시 올해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손익수 데이콤사장이 사의를 밝힌 이후 후임을 결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경기단체의 파행적인 운영은 무엇보다 시드니올림픽(9.15-10.1) 등 주요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체육인들의 지적이다.

태권도, 양궁, 유도와 함께 올림픽 전략종목인 레슬링은 대한체육회 중재로 갈등구조의 꼭대기에 있던 천신일 전 회장과 양원모 전 협회감사가 만나 양측의 집행부 임원을 철수시키는 등 한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으나 각 시도지부 대의원들이 임시총회를 소집, 김재혁 부회장체제로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또 다른 불씨를 남겼다.

'99그레코로만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인섭, 손상필이 정상에 오르는 등 국제대회 성적이 좋아 올림픽 메달전망이 밝다고 하지만 협회 내분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국제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올림픽 예선대진 편성이 좋았던 핸드볼도 약 1개월동안 회장부재가 계속된 채지난 해 발생한 공금유용 문제를 해결하느라 시간을 보냈을 뿐 `회장 모시기'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김철주 대한체육회 사무차장은 "경기단체 내부 의사결정구조의 왜곡과 공금유용등이 갈등구조의 본질이어서 문제해결이 쉽지않은 듯 하다"며 "빠른 시일내에 상처를 봉합,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중재 또는 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윤기자 yykim@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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