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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더 작게…미니 주말별장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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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전모(49)씨는 `미니 별장`에서 지내는 주말이 즐겁다.

강원도 영월군 법흥리 법흥계곡 인근에 위치한 이 별장은 건축 연면적 33㎡(10평) 짜리 목조주택이다.

전씨는 거의 매주 금요일 서울을 떠나 주말 이틀을 이 별장에서 지낸다. 주말마다 머물며 별장에 딸린 텃밭에서 각종 야채를 길러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규모지만 생각보다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다. 작지만 거실과 주방은 물론, 다락방까지 갖춘 미니 2층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목 구조로 벽체가 얇은 데다 공용면적으로 빠지는 공간이 거의 없어 동일 주택형의 아파트에 비해 실평수가 넓다.

전씨가 이 집을 짓는 데 들인 비용은 2500만∼3000만 원(땅값 별도) 선이다.

그는 "여름에는 계곡을 찾는 피서객을 대상으로 집을 빌려주고 연 300만원의 임대수익을 챙기기도 한다"며 "전원생활도 즐기고 돈도 벌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만족해 했다.

전원주택 시장에 33㎡(10평형) 안팎의 소형 주택이 인기다.

땅값을 제외하면 주택 마련 비용이 3000만원 안팎으로 비교적 싼 데다 간편하게 지을 수 있어서다.

또 이런 규모는 수도권(또는 광역시) 이외 지역에 들어서면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 건축 연면적 33㎡ 안팎의 미니 주말별장이 중산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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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원이면 집 한채 뚝딱

규모가 작은 만큼 건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 소형 전원주택 인기의 첫번째 이유다.

수요자들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은 33㎡짜리 목조주택을 짓는 데 드는 비용(땅값 별도)은 대략 평균 2600만원 선이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20~23㎡(6~7평)대는 1000만~1500만원에 지을 수 있다. 동일한 자재로 148㎡짜리 목조주택을 짓는 데는 1억4000만원가량이 든다.

대형에 비해 관리하기가 쉽고, 유지·보수비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실속파` 수요자의 관심을 끈다.

일반적으로 대형 목조주택의 경우 입주 5년이 지나면 매년 1∼2회 이상 오일스테인 등을 외벽에 발라줘야 한다. 오일스테인은 목재의 부식·균열·뒤틀림·벗겨짐을 막아주는 투명 유성 도료다. 오일스테인 가격은 성분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20ℓ짜리 한통을 기준으로 대략 20만∼30만원은 줘야 구입이 가능하다.

집이 작으면 작을 수록 주택 유지에 필요한 오일스테인량이 줄어 유지비도 그만큼 적게 들 수 밖에 없다. 또 같은 이유로 겨울철 난방비 역시 소형이 대형에 비해 싸게 먹힌다.

좀체 불이 붙지 않은 경기 때문에 중산층의 호주머니가 얇아진 것도 소형 전원주택 열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지만 막대한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미니 주말별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소형 전원주택은 자재 주문에서 완공까지 소요되는 기간(1개월)도 대형(2~3개월)에 비해 짧아 찾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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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 베이스캠프로 인기

전원생활에 실패했을 경우 비용 손실이 적다는 점도 소형 전원주택이 인기를 끄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최근 도시를 떠나 전원에 살다가 정착에 실패해 다시 도시 돌아오는 유턴(u-turn) 족(族)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욕심을 내서 집을 크게 지은 사람은 그만큼 비용 손실이 클 수 밖에 없다.

목조주택은 일단 완공된 시점부터 감가상각이 발생하기 때문에 처분할 때 제값을 다 받기가 어렵다. 게다가 환금성까지 떨어져 생각대로 처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비해 소형은 전원생활 적응에 실패해 도시로 유턴하더라도 대형에 비해 비용 손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소형 전원주택은 건축비가 대형의 2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형에 비해 환금성이 좋아 매각이 쉽다는 점도 소형 전원주택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소형 전원주택은 전원생활에 단계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전원주택을 작게 지어놓고 4∼5년 동안 주말마다 내려와 적응기간을 거친 뒤 어느정도 자신이 붙으면 본격적인 전원생활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때 본채를 따로 크게 새로 짓고 기존의 소형은 손님용 부속채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미니별장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문업체들도 앞다퉈 소형주택 단지를 선보이고 있다. 파워하우징은 강원도 영월에서 수익형 미니 별장단지인 하이빌리지를 분양 중이다. 대지 330㎡가 딸린 33㎡짜리 30가구다.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소형 전원주택이 자금 여유가 많지 않은 도심 직장인들 사이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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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등 다양한 혜택은 덤

세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도 `알뜰파` 전원주택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수도권(또는 광역시) 이외 지역에 짓는 소형 전원주택은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게다가 정부는 2006년부터 주말·체험 영농용 농지에 짓는 33㎡ 이하의 소형 주택은 농지보전부담금(공시지가의 30% 선)을 50% 감면해 주고 있다.

주말·체험 영농용 농지는 도시민이 비도시 지역에서 주말농장 등의 용도로 매입한 1000㎡ 미만의 땅을 말한다.

단 주말·체험 영농용 농지·임야라도 도시 지역이나 계획관리구역 내 농지는 농지보전부담금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주택이라도 건축 관련 인허가 절차는 거쳐야 한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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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질 점도 적지 않아

소형 전원주택 부지로는 수도권에 비해 땅값이 저렴한 강원도 영월·원주 등지가 유리하다. 이들 지역에는 아직 수도권의 20∼30% 선에 살 수 있는 땅이 널려 있다.

게다가 최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강원도에 각종 사회기반시설 확충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주말에 오가기도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니 별장을 지을 때는 가급적 전문업체에 의뢰해 짓는 것이 좋다. 건축비가 적게 먹힌다는 이유로 경험이 없는 지역 업자에게 맡겼다가 하자 문제로 골머리를 썩히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지을 때는 사전에 시공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도중에 잘못 지으면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건축학교에 입교해 시공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도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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