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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냐…정당이냐…지역정서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의원과 한나라당 허태열(許泰烈)
지구당위원장,민국당 문정수(文正秀)
전부산시장이 출사표를 던진 부산의 북서쪽 외곽 북·강서을 선거구는 16대 총선 최대 격전지중의 하나이다.

오랜 기간 그린벨트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강서구와 선거구 조정으로 북구의 기존 덕천동 외에 서민 주공아파트 단지인 화명·금곡동이 새로이 편입된 이곳 선거구는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말미암아 선거판세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

작년 8월 24일 이곳에 “친정을 걱정하는 딸의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라는 출사표를 던진 노무현 민주당부총재가 아직까지는 근소한 우세를 점하고 있으며, 그 뒤를 허태열 위원장과 문정수 전시장이 추격하고 있는 형세이다.

지난 10일 기자가 부산 구포역에 내려 찾아간 각 후보들의 사무실은 법정선거운동기간을 보름여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끈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곳 전체유권자 십이만오천명 중에서 38%만이 거주하는 강서지역 주민들은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지역대표를 북구에 넘겨주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었다.

이 같은 우려는 지구당사무실의 위치와 후보자들의 선거전략에서도 확인되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지구당 사무실이 강서구청 앞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유권자 62%가 거주하는 새로 편입된 화명·금곡 지역의 표심을 잡기위해 이곳에 연락소 설치, 홍보물 발송, 지역주민과의 간담회 개최 등 선거운동의 중심은 이분화되어 있었다.

부산의 민심은 아직 고요했으며 부산특유의 정치에 대한 열정은 아직 표면화 되지 않고 있었다. 특히 북·강서을 지역은 ‘인물론’을 앞세운 노무현 의원 진영과 한나라당 공천자임을 강조하는 허태열 위원장, 뒤늦게 민국당 이름을 걸고 선거전에 가세한 문정수 전시장의 결전이 본격적인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불붙을 전망이다.

노의원은 “(지금까지는)
지역감정때문에 줄만 잘 서면 금뱃지를 달았습니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이 소신있는 정치인들을 뽑아주셔야 됩니다. 그것이 지역감정 극복의 정도입니다”라고 외치며 ‘부산시민정서’에 대처한다. “사람은 좋은데 당이 싫다”는 사람에게는 “일은 당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부산서 되겠나?”라는 사람에게는 “도와주시면 반드시 됩니다”라는 확신에 찬 답변을 준비해 둔 노의원은 지역정서라는 벽에 적극적 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의정부·부천시장과 충북도지사등 정통 내무관료직을 섭렵한 경력을 앞세운 허태열 위원장은 ‘인물론’보다는 ‘당대당’ 대결로 선거구도를 이끌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4대 총선에서는 경기도 부천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 낙선했던 허 위원장은 “부산시민이 만들었고, 키워온 한나라당을 무조건 밀어서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지역의 민국당에 대한 지지가 아직은 주춤하고 있다고 인정한 문정수 전시장은 지난 85년 12대 총선에서 자신을 처음으로 국회로 보내주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북구에 출마하게 되었다고 출마지역구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문전시장은 민선시장시절부터 강조했던 ‘낙동강시대 개막’을 위해서는 자신이 최상의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보비리와 관련 총선연대의 ‘낙천리스트’에 올랐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미지수이다.

이곳 역시 사이버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선거구이다. 노무현 의원이 가장 먼저 작년 8월15일 ‘노무현과 하나되는 우리들’의 약칭인 ‘노하우(http://www.knowhow.or.kr)’사이트를 개설해 놓고 지금까지 네티즌 5만 7천명의 방문을 받아 인기 정치인 홈페이지 반열에 올라 있다. 다른 후보 중에는 문정수 전시장이 ‘미스터 문 사이트(http://www.mrmoon.or.kr )’를 최근 개설했으나 아직 방문자 수는 저조한 실정이다.

조인스닷컴 신경진기자<xiaoka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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