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크 모블리/소울 스테이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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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듣는 많은 이들에게 좋아하는 테너 색소폰 연주자를 묻는다면 존 콜트레인, 소니 롤린스, 덱스터 고든, 조 핸더슨, 마이클 브렉커 등을 우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잘 급 낮게 대우를 받고 있는 연주자가 있다. 바로 행크 모블리이다. 알려져 있으면서도 실상 앞에서 언급된 연주자들과 비교하여 한 등

그는 많은 평론가와 재즈 팬들에게 조금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연주에는 전통적인 재즈의 유산, 하드 밥의 열정적인 사운드와 즉흥성, 유연하고 정교한 리듬감각 그리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과 스릴을 느끼게 하는 연주자이다.

1930년에 태어나서 1950-1960년대 하드 밥 중흥기에 많은 활약과 역할을 했었다. 유명한 이야기지만 재즈 비평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레너드 피더는 행크 모블리를 권투의 중량급 챔피언으로, 라이트급 챔피언은 레스터 영, 그리고 헤비급 챔피언은 소니 롤린스라고 묘사하고 있다. 정말 적절한 묘사가 아닌가 싶다. 행크 모블리의 사운드는 레스터 영과 소니 롤린스의 중간적인 색깔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테너 색소폰으로 힘과 열정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50년대 초에 맥스 로치, 태드 다메론, 디지 길레스피 등과 활동 하였으며 호레이 실버와 함께 재즈 메신저스에서 연주하다가 호레이 실버가 재즈 메신저스를 나온 뒤에도 호레이스 실버와 함께 활동한다. 그리고 그에게는 행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재즈의 최고 명문 밴드인 마일스 데이비스와도 함께 연주를 하게 된다. 등의 앨범에서 활약한다.

그러나 언제나 존 콜트레인과 소니 롤린스라는 거인과 비교 되어야만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되어 B급 아티스트로 분류 될 때가 많다. 마일스 데이비스에서 나와 주로 리더로서, 그리고 여러 음반에 세션으로 참가하게 된다. 많은 히트 앨범 (60) (61) (65) 중에서 특히 (60)은 많은 평론가들에게도 좋은 평과 대중적 인기를 함께 지닌 앨범이다.

첫 곡 ‘Remember’는 한 번만 들어도 가슴에 각인되는 행크 모블리의 여유로우면서 스윙감 넘치는 테마가 인상적인 곡이다. 행크의 테마와 이어지는 솔로, 그리고 윈튼 켈리의 피아노 솔로, 폴 챔버스의 베이스 솔로가 이어진후 다시 행크의 테마가 이어진다. 다음 곡은 ‘This I Dig Of You’로 테너 색소폰의 테마에 이어지는 피아노 솔로가 인상 깊은 곡으로 윈튼 켈리의 맑고 청명한 건반 터치위로 열정적인 솔로를 들을 수가 있다. 그리고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듯 아트 블레이키의 요동치는 솔로 또한 이 곡에 매력을 더한다. 앨범 타이틀 곡인 ‘Soul Station’은 9분이 넘는 긴 곡으로 마이너 스케일의 전형적인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 앨범의 장점은 역시 리듬 섹션의 견고함을 들 수 있다. 당대 최고의 기량을 지닌 폴 챔버스, 윈튼 켈리, 아트 블레이키가 행크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과 유연한 솔로를 잘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20여 년 간 줄곧 블루 노트에서 활동한 그의 앨범 중 최고이며 테너 색소폰의 또 다른 영역을 가진 앨범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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