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마라톤 티켓 무주공산

중앙일보

입력

한국여자마라톤이 또 다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일반선수는 물론 대표선수들마저 줄줄이 기준기록(2시간33분F)의 벽에 부딪쳐 시드니올림픽 티켓 3장중 1-2장이 자동 폐기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기준기록 통과자가 없으면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 정신에 따라 B기준기록(2시간33분1초∼45분F) 보유자 1명이 본선에 나가게 된다.

국내 여자마라톤은 지난 올림픽에서 4회 연속 출전권 3장 확보에 실패하며 부진을 거듭해왔다.

첫 출전자를 낸 84년 LA에서는 임은주와 최경자가 나서 모두 기권한 한국은 4년뒤 안방인 서울에서 이미옥과 임은주가 각각 15위, 37위에 그친 데 이어 바르셀로나(이미옥.25위)와 애틀랜타(이미경.강순덕 기권)에서도 거푸 고배를 들었다.

이번 시드니올림픽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대표선발전(99.10.1∼2000.4.30) 종료를 한 달여 앞둔 13일 현재 국가대표 6명이 기준기록 통과는 커녕 `코오롱사태' 여파로 출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윤선숙과 배해진(이상 서울시도시개발공사)은 12일 나고야마라톤에서 중도 기권해 사실상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고 서옥연(코오롱)은 19일 동아마라톤 출전을 앞두고 골반을 다쳐 개인기록(2시간39분31초) 경신도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박고은(2시간53분22초.수자원공사)은 기량이 못 미치고 오정희(2시간35분11초)는 지난해 10월 코오롱 이탈후 갖는 첫 풀코스여서 선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국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 보유자 권은주의 경우 4월16일 로테르담마라톤에서 기준기록 통과가 기대되지만 발목부상에다 여태껏 단 한 번밖에 풀코스를 뛰지않았다는 점때문에 낙관은 금물이다.

이번에도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대한남자마라톤연맹'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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