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시아 유람선 침몰 … 희생자 100명 넘을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1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볼가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불가리야’호의 사고 전 운항 모습. [로이터=뉴시스]


1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볼가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불가리야’ 침몰 사고 희생자가 1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고 직후 실종자로 분류된 탑승객과 승조원 모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다이버들이 침몰한 유람선 안에 100구가 넘는 시신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비상사태부 볼가강 지역 지부장 이고리 판신은 “11일 침몰 유람선 내부를 살펴본 다이버들이 선실 안에서 다수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상사태부는 현재까지 실종자로 분류되고 있는 100여 명 모두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사태부는 11일 현재 80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사고 당시 50명 이상의 어린이가 유람선에 타고 있었으며, 이들이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사고 직전 행사를 위해 유람선 2층의 놀이방에 모였다가 참변을 당했다.

 비상사태부는 당초 사고 유람선 탑승자가 185명이라고 밝혔지만, 타타르스탄 지부는 사고 선박 탑승객 친인척들의 신고전화 등을 토대로 집계한 결과 모두 199명이 배에 승선했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악천후, 선장의 조종 실수, 엔진 고장 등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사고 유람선의 노후 정도가 심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유람선은 1955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건조돼 50년 이상 사용된 노후 선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선박 관계자는 “사고 유람선과 같은 선박은 내부에 방수 격벽(隔壁)이 없어 배 밑이 뚫리는 사고가 날 경우 몇 분 안에 침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TV 방송은 사고 유람선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140명의 정원보다 훨씬 많은 승객을 태운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으며, 러시아 검찰은 테러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