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한인 여학생, 윔블던 테니스 J부문 우승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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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출신의 한인 민은지 양(오른쪽)이 지난 2일 윔블던 테니스 대회 주니어 복식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뒤 파트너인 유제니 부샤르 와 함께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윔블던 조직위 제공]


10대 한인 여학생이 세계적 권위의 '2011 윔블던 테니스 대회' 주니어 복식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주인공은 애틀랜타에 사는 민은지(17·미국명 그레이스)양. 민양은 지난 3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주니어 여자 복식 결승에서 우승해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7년 미주중앙일보 선정 '세계 속의 한인 꿈나무' 스포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캐나다의 유제니 부샤르와 조를 이룬 민양은 모든 예선 경기에서 단 한번의 세트로 내주지 않으며 무패로 결승전에 올랐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민양은 드미 셰어-하오 첸탕 조를 2-1(5-7 6-2 7-5)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첫 세트를 내줬지만 두 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우승을 따냈다.

윔블던에 생애 첫 출전한 민양은 "마침내 우승했다"며 "첫 세트에서는 약간 긴장했는데 둘째 세트부터 긴장을 풀며 즐기려 했다. 막판 두 번의 매치 포인트를 뒤집어서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틀랜타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인 민양은 노크로스 선한목자 침례교회 전도사인 민희봉-민점순 씨의 딸이다.

민양은 8세 때부터 테니스를 시작해 각종 대회를 석권하며 놀라운 소질을 보였다. 특히 라켓을 잡은 뒤 5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전미 랭킹 1위(여자 14세 이하 부문)에 오르며 '제2의 샤라포바'로 불렸다.

어머니 민점순 씨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수 있는 스포츠라는 이유로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놀라운 소질을 보여 적극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양은 2007년 본지 꿈나무상 스포츠 부문 수상자로 선발된 뒤 "윔블던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첫 꿈의 무대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민점순씨는 "9년 뒷바라지가 좋은 결과를 맺어서 기쁘지만 아직 첫걸음일 뿐이며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일구어가는 은지를 보면 대견할 뿐"이라고 말했다.

강이종행 기자
애틀랜타=이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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