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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로봇 시대 성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로봇이 밤사이 사이버 공간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주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수집, 정리해 놓는다. 외부 침입자(해커)가 주인의 집(서버) 담을 넘으려 하면 처절한 싸움을 벌여 물리친다. 테러용 소포(바이러스 또는 음란성 e-메일) 가 배달될 땐 주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미리 검사해 나쁘다고 판단되면 버린다.

공상과학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벌어지고 있거나 조금 있으면 펼쳐질 모습이다.

요즘 인터넷에서 ''사이버 로봇''의 활약이 대단하다. 사이버 공간 곳곳을 탐험하면서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수집해 주고, 사람들에게 해로운 사이트는 스스로 판단해 접속을 차단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PC통신 나우누리는 인터넷 게시판에 마구 뿌려지는 광고성 홍보물을 미리 차단하는 ''게시판 바이러스 차단 시스템''을 최근 도입했다.

누군가 네티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광고성 게시물(게시판 바이러스) 을 등록하려 할 경우 인공지능을 가진 사이버 로봇이 등록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하루 5분만 투자하면 한달에 수백만원을 번다" 는 사기성 짙은 내용을 게시판에 올리려고 하면 사이버 로봇이 본문 내용과 그 홈페이지를 검사한다. 문제가 있는 게시물이라고 판단하면 글쓰기를 봉쇄한다.

나우콤의 천호영 서비스기획팀장은 "최근 인터넷에 광고성 게시물이나 e-메일이 크게 늘고 있다" 면서 "이런 기술을 응용하면 개인에게 오는 e-메일을 검색해 음란.바이러스성 메일을 차단하는 사이버 로봇도 조만간 등장할 것" 이라고 말했다.

아이템인터내셔널 (www.tradeorder.co.kr)은 ''월드트레이드센터'' 등 세계 1백20여개의 무역 관련 기관에 시시각각 접수되는 각국 바이어들의 수입 주문을 인터넷으로 검색, 업종별로 분류해 e-메일로 회원사에 제공해 준다.

''비온디'' 라는 사이버 로봇이 전세계 무역 관련 사이트를 찾아다니면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e-메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삼성경제연구소(www.seri21.org)도 지난해 말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등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와 경제관련 주요 뉴스를 매일 알려주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이버 로봇이 매일 밤 2백여개의 경제.경영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자료들이 다음날 아침 이곳에 오른다.

청소년들이 음란물.도박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이버 경찰관'' 역할을 하는 로봇도 있다.

소만사는 지난해 초 사이버 로봇이 비업무용 사이트와 성인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고 접속 사이트를 기록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인 ''웹키퍼''를 개발했다.

플러스기술도 사이버 로봇이 음란사이트 주소를 회사 서버에 저장해 두고 사용자들이 음란사이트 접속을 시도하면 자동으로 차단하는 소프트웨어(기업용) 를 이달 중 내놓는다. 이 사이버 로봇은 매일 음란사이트를 찾아내 이를 데이터베이스(DB) 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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