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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수 40만…‘사이트財閥’ 평가받는 (주)코스메틱랜드 대표 최선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인터넷기업 가운데 최초로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주)코스메틱랜드의 최선호 사장. 앞서가는 아이디어와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화장품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꾼 장본인이다. 인터넷 화장품업계의 선두주자인 코스메틱랜드는 여성 종합정보와 쇼핑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메가사이트로 제2의 도약을 시작했다. 이제 그는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5% 적립금 제도’라는 기발한 아이디어

6년 전의 일이다. 일본 유학 시절 컴퓨터를 잘하는 일본인 친구가 보여준 한 장의 사진이 그의 인생항로를 바꾸었다. 좋은 것을 보여 주겠다던 그 친구의 방에서 그는 인터넷이란 걸 처음 접했다. 워드프로세서가 컴퓨터의 전부인 줄 알고 있던 그에게 인터넷은 충격이었다. 호기심에 보게 된 한 장의 인터넷 포르노 사진. 거기에서 그는 인터넷의 ‘감’, 네트워트의 ‘감’을 잡았다. 그에게 인터넷은 보물창고의 열쇠나 다름없었다.

(주)코스메틱랜드(www.cosmetic.co.kr)의 최선호 사장(35). 국내 최초로 화장품 쇼핑몰을 선보이고, 세계 최초의 전자상거래업체라는 기록을 남긴 젊은 벤처사업가다. 96년, 인터넷이란 게 컴퓨터깨나 하는 사람들이나 드나드는 PC통신의 영문판쯤으로 여겨지던 시절, 그는 벌써 전자상거래의 물꼬를 트고 있었다.

화장품 유통시장에 인터넷에 대한 열정 하나만 갖고 뛰어들어 13개월 동안 10여 개 화장품회사를 쫓아다니며 물건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제조업체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달린 끝에 화장품 쇼핑몰 ‘코스메틱랜드’를 열 수 있었다. 코스메틱랜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회원수가 급증한 데는 그의 남다른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메이커와의 직거래시스템을 통해 물건을 공급받기 때문에 파격적인 가격에 화장품을 팔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15%의 적립금 제도. 고객이 10만원어치의 화장품을 사면 1만5천원을 적립해 줘 그 다음 물건을 살 때 그 가격만큼 깎아 주었다. 물론 배달은 무료. 그러다 보니 한 번 온 고객은 다시 코스메틱랜드를 찾았고, 방문할 때마다 다채로워지는 여성 관련분야의 생생한 정보를 보면서 사은품도 타 가는, 꿩 먹고 알 먹는 재미 때문에 고객은 나날이 늘었다.

처음 5명으로 출발한 회사가 직원 75명에 자본금 65억원인 중견업체로 성장하기까지 감내해야 했던 온갖 냉담한 반응들에 대해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다. 작년 5월 상공회의소의 인터넷 비즈니스 성공사례에 선정된 일이나, 같은 해 10월 한국전자상거래 전문몰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은 그동안 들은 ‘미친×’ 소리에 대한 보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이런 수상 경력 때문이 아니라 그가 추진하는 사업이 전자상거래를 선도할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메틱랜드가 운영하는 사이트는 화장품 전문 쇼핑몰말고도 여성 종합문화공간인 우먼플러스, 패션 쇼핑몰 지엔느, 디자인 전문 인터넷서점 디자인북, 인터넷 복권사이트 노다지랜드, 엔터테인먼트 토털사이트 스타지아 등 6개나 된다. 또한 기존 월간지의 월별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파괴하는 신개념의 오프라인 여성지 ‘우플’이 4월 15일 창간 예정이다. ‘대중 속으로, 세계 속으로’가 올해의 이슈. 우선 아시아 인터넷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일본의 여성 포털사이트 시장 진출을 위해 일본 기업과 투자 규모 등을 협의하고 있다.

아직 미혼. ‘책임’이란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어서 결혼은 조금 미루려 한다. 그에겐 조금만 열정을 쏟으면 우리나라 G7보다 더 힘있는 네트워크 강국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을 신념처럼 여기며 국내 화장품 유통시장을 선점한 그가 이제 ‘아시아 여성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된다.

□글/최은희 기자·mogam@joongang.co.kr □사진/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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