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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개발특구, 연구인력 2만명 포진 … 한국 과학기술의 최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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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 과학도시 위상은 지난 5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유치로 한층더 높아졌다.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는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동안 국내 과학기술의 산실이며 글로벌 기술사업화의 중심인 대덕연구개발특구는 40여 년 동안 눈부신 첨단신기술을 셀 수도 없이 개발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 온 것이다.

대덕특구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 ETRI )등 정부출연기관 30여 곳과 기업의 민간연구소 70여 곳, 900여 곳의 첨단기업 등 잠재적 비즈니스 파트너가 활동 중이다. 연구인력도 국내 이공계 박사급 연구인력의 10%를 포함해 2만여 명이 과학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성과물을 개방해 300조원이 넘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40년 동안 대덕특구에 투자한 30억원의 10배에 이른다. 반도체, TFT-LCD, CDMA, 와이브로, 지상파DMB, 원자력, 대체에너지, 우주·생명공학 등이 대덕특구의 성과물이다. 우리나라 성장동력의 80%가 대덕특구를 거쳤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들 연구기관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성과물은 한국을 ‘IT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게 했다.

ETRI 측은 자체 분석을 통해 지난 40여 년간 연구개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2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TDX(7조원)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혁명을 몰고 온 DRAM(9조6000억원) ▶휴대전화 강국의 초석이 된 CDMA(56조4000억원) ▶손 안의 TV 시대를 연 지상파DMB(5조4000억원) ▶이동 중 초고속 휴대 인터넷을 가능케 한 와이브로(5조원) 등이 그것이다.

김흥남 원장은 “기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사람에 의해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사람이 가장 큰 재산임을 믿고 있다”며 “앞으로도 ETRI의 이러한 기조는 인류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 최강의 맨 파워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모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초로 일체형 원자로 SMART(스마트)를 독자 개발했기 때문이다. SMART는 전력생산과 해수담수화가 동시에 가능한 것으로 1기당 인구 10만 명의 도시에 전기와 물 공급이 가능한 원자로다. 정연호 원장은 “이 원자로 개발로 2050년까지 3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형 원전 세계 시장 선점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우라늄 자원을 현재의 경수로보다 100배 이상 재활용할 수 있는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원형모델인 KALIMER-600 독자개발 등으로 창립 후 50년 동안 34조4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국가생존 전략기술’ ‘국민의 삶의 질 향상’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동력기술’이라는 3대 목표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성과도 놀랍다. 91년 비행기 ‘창공 91’을 개발한 데 이어 우주에서 통신해양기상을 관찰하는 위성, 소형위성 발사체인 ‘나로호(KSLV_1)’, 우주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 구축 등이 성과물이다.

기초과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화학 분야에서도 세계 석학들과 어깨를 겨눌 만한 성과를 내 놓은 곳이 화학연구원이다. 1976년 설립한 한국화학연구원은 2005년 세계 최초로 촉매이용 나프타 분해공정을 상용화해 연간 1억 달러의 에너지 절감과 12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녹색성장 화학기술 연구기관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제 대덕특구는 태동기·형성기를 거쳐 도약기로 접어 들었다. 국내 과학의 백년대계를 결정 지을 기초과학의 종합체인 과학벨트 유치로 대덕특구도 그에 걸맞은 도약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최고’라는 찬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속의 대덕’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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