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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간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에 맞아도 끄떡없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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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전력 주주 총회에 참석한 야기 마코토 사장(日 방송 화면 캡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아직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간사이 전력 간부가 “우리 원전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에 맞아도 끄떡없다”고 말해 전력 회사들이 여전히 안전불감증 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사카에서 열린 간사이전력 주주총회에는 평소보다 3배가 넘는 2244명이 참석해 일본인들이 원전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주총에 참석한 한 남성이 “북한이 일본 원전에 대포동 미사일을 쏜다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간사이전력의 도요마쓰 상무(57)는 “테러가 발생하면 국가 치안 기관에 통보한다”며 “대포동 미사일에 맞아도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원전을 반대해온 일부 주주와 시민단체 등은 “폭탄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원전 전문가들도 “바보 같은 답변이다”고 비판했다. 교토대 고이데 히데아키 교수(61)는 “원전의 배관 하나가 잘못되는 것만으로도 노심용융이 일어날 수 있다”며 “전력회사들이 원전 사고를 경험하고도 여전히 안전신화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 간사이 지방에는 원자로 11기가 가동 중으로 전체 발전량의 43%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AP, A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3월 동일본 대지진 후 “지진에 철두철미한 일본도 원전사고 대비는 허술하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했던 오구라 씨는 “설계 당시 (지진에 대해) 무지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원전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아무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82쪽짜리 위기대응 계획 책자에도 테러대비나 민간인 대상 교육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방사능 관련 사고에 대해 알리라’는 정도의 짧은 내용만 있다.

☞ 대포동 미사일:북한의 대형 탄도 미사일이다. 대포동이라는 명칭은 대포동(무수단리)지명을 따서 붙인 코드명으로 1호는 사정거리 1500~2,000㎞ 2호는 사정거리 3500~6000㎞에 이르는 액체 2단 로켓이다. 1998년 북한은 사전예고 없이 1호 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발사했다. 2단계 로켓이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낙하했다.

심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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