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베스는 형에게 승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아단 차베스

중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 지역 좌파의 맹주 격인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권력 승계를 본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가 친동생인 라울에게 권력을 이양한 것처럼 와병 중인 차베스의 역할을 형 아단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베스는 쿠바 순방 중이던 지난달 10일(현지시간) 급성 골반 종기 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쿠바에서 치료 중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의 정치적 공백을 아단만큼 메우는 정치인은 없다”며 “피델처럼 차베스에게도 권력 승계를 준비하는 형제가 있다”고 지난달 29일 전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2006년 장 출혈 수술을 받기 전 라울에게 임시로 권력을 이양한 뒤 2008년 2월 공식적으로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넘겼다.

 아단은 차베스가 수술을 받자 베네수엘라와 쿠바를 오가며 국민에게 동생의 건재를 알렸다. 지난달 22일 차베스의 복귀가 10~12일 늦어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70년대 게릴라 지도자로 차베스 형제의 후견인 격인 더글러스 브라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유고 시 법적 권력 승계자인 엘리아스 하우아 부통령 등은 무장투쟁까지 언급하진 않았다”며 “아단이 권력을 이어받을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차베스보다 두 살 많은 아단은 현재 베네수엘라 서부 바리나스 주지사를 맡고 있다. 물리학자 출신으로 동생보다 먼저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차베스가 정권을 잡은 후엔 교육장관 등 요직을 거쳤다.

이충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