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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용도(用度) / 용도(用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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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씀씀이’는 돈이나 물건 따위를 쓰는 일 또는 그 비용이나 수량을 뜻한다. 바꿔 말해 돈이나 물건을 쓰는 정도를 의미한다. 그래서 사람의 ‘씀씀이’는 크거나 헤프다. ‘마음 씀씀이’로 사용될 때는 남의 입장을 헤아리거나 하는, 마음을 쓰는 태도를 말한다. ‘쓰임새’는 무엇에 쓰이는 성질, 쓰이는 곳, 쓸모를 뜻한다.

 ‘씀씀이’와 그 뜻이 비슷한 한자어는 ‘용도(用度)’고, ‘쓰임새’와 유사한 한자어는 ‘용도(用途)’다. ‘用度’의 뜻풀이를 보면 ‘씀씀이’로 설명을 보냈고, ‘用途’를 보면 쓰이는 길[곳, 데]로 설명돼 있다.

 ‘用途’가 쓰이는 예, 즉 ‘용도 변경’ ‘용도가 다양하다’ ‘용도에 따라 구분하다’ ‘용도에 맞는 연장을 사용해야 한다’와 ‘쓰임새’의 용례, 곧 ‘톱은 쓰임새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쓰임새가 많은 도구’ 등을 견줘 보면 그 의미가 거의 같다.

 ‘用途’의 뜻풀이는 명확한데 그와 비슷한 말인 ‘쓰임새’에 대한 사전의 설명이 ‘쓰임의 정도’(표준국어대사전)로 돼 있다는 점은 아쉽다. ‘쓰임의 정도’라고 하면 ‘用途’보다 ‘用度’에 더 가깝다. ‘쓰이는 곳[길, 데]’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쓰이고 적게 쓰이는가 하는 점을 이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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