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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내 맘대로 베스트 7] 영화 속의 로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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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영화 ‘스타워즈’


로봇의 시즌이 왔다. 2년 만에 돌아온 ‘트랜스포머’ 로봇 군단은 점점 무르익어 가는 여름 극장가를 접수할 기세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로봇의 존재는 종종 인간 캐릭터를 능가하는 위력을 지니는 듯. 가끔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었던 그들을 만난다.

김형석 영화 칼럼니스트 mycutebird@naver.com

7NDR-114, 앤드류 마틴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 NDR-114 혹은 앤드류 마틴. 가사일은 물론 아이들의 친구까지 돼주는 ‘바이센테니얼 맨’의 이 로봇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엔지니어의 실수(?)로 창조성, 호기심, 우정 같은 인간의 능력과 감정을 지니게 된 것. 게다가 인간과 사랑에 빠진다. 결국 로봇의 정체성을 벗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는 앤드류. 200년 만의 결정이었다.

6NS-5, 소니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이에 위배되는 경우 외에는 인간의 모든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이 두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바이센테니얼 맨’과 마찬가지로 아이작 아시모프의 원작을 옮긴 ‘아이, 로봇’은 이른바 ‘로봇의 3원칙’에 기반한, 자유의지를 가진 로봇의 이야기. 2015년에 속편 예정이다.

5데이비드

감정을 지닌 최초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비드. 스윈턴 부부에게 입양되지만, 그들의 진짜 아이가 냉동 인간 상태에서 돌아오자 테디 베어 로봇과 함께 버려진다. 스탠리 큐브릭의 유언을 스필버그가 완성시킨 ‘A.I.’의 데이비드는, 엄마에게 들었던 ‘피노키오’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진짜 인간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지골로 로봇으로 나오는 주드 로도 인상적.

4T-800

미래에서 파견된 사이보그 킬러 T-800.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2편에서 T-1000을, 3편에선 T-X를 선보인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은 아무래도 액체 금속 사이보그 T-1000. ‘착한 편’이 되어 돌아온 T-800은 가공할 적을 만나 대결을 펼친다.

3오토봇 vs 디셉티콘

자동차, 늘씬한 미녀 그리고 로봇.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남자들의 사춘기적 판타지를 모두 충족시켜준다. 옵티머스프라임이 이끄는 오토봇 군단과, 메가트론이 이끄는 디셉티콘 군단. 마이클 베이 감독은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해 보였던 스펙터클을 다양한 로봇 캐릭터와 함께 완성시킨다.

2리플리컨트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복제인간. ‘블레이드 러너’는 두툼한 화두를 던지는 로봇의 존재론이다. 도망친 리플리컨트들을 잡으러 다니는 릭 데커드. 역할을 맡은 해리슨 포드는 끝까지 거부했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에 의하면 데커드 역시 리플리컨트다. 전투용 복제인간 로이가 빗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장면은 저릿하다.

1C-3PO, R2-D2

‘스타워즈’ 시리즈의 명콤비인 수다쟁이 C-3PO와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R2-D2. 조지 루커스 감독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에서 공주와 장군을 받드는 두 농부 캐릭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천하의 ‘스타워즈’ 시리즈라 하더라도 뭔가 허전한 틈새가 느껴졌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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