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톰닷컴 주식공모청약 70% `묻지마 투자자'

중앙일보

입력

홍콩 재벌 리카싱(이가성) 청쿵(장강)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참여하는 벤처기업 톰닷컴(TOM.COM) 주식 공모를 신청한 30만명 중 70%이상은 부화뇌동식의 `묻지마 투자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빈과일보가 공모 마지막 날인 23일 청약자 7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44.7%가 막연히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대답했으며 30.3%와 5.3%는 각각 `리카싱을 믿어서'와 `남이 사니까'로 응답하는 등 대부분 기업가치나 전망 등을 따져보지 않은 채 신청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도 톰닷컴이 상장 후 주가가 개인 공모가 인주당 1.78홍콩달러(약255원)에도 못 미치는 등 손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도 청약 과열 현상을 빚었다고 24일 논평했다.

이날 청약건수는 배정물량의 2천배인 약150만건이 접수돼 홍콩의 주식공모 기록을 수립했다. 또 배정 발표시까지 은행에 묶여 있을 청약 증거금만도 1천500억홍콩달러(약22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콩 신문들은 97년 5월 주식 공개시 배정 물량의 1천276배의 청약을 접수, 공모 기록을 경신한 베이징 엔터프라이즈 홀딩스의 주가는 거품이 빠지면서 현재 발행가격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들어 톰닷컴의 전망도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명보는 24일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청약자 대부분이 `과학·기술주'에 대한 맹신으로 앞뒤를 가려보지도 않고 청약했으며 이러한 이상 과열현상에는 중국인들의 도박 심리도 한 몫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인터넷 열기를 타고 톰닷컴이 오는 3월1일 거래시작과 함께 발행가격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춘완, 몽콕지점에는 각각 12만명과 5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려들어 인근 도로들의 교통 소통이 한동안 끊기는 등 대혼잡을 빚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