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배움의 길은 밝은 덕을 밝힘에 있고, 백성과 친함에 있으며, 지극한 선에 머무르는 데 있다(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漢字, 세상을 말하다
전통시대 지식인들의 필독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반값 등록금 논쟁이 거세다. 반(半)은 나눌 분(分)을 뜻하는 여덟 팔(八)과 소 우(牛)의 합자다. 소가 반으로 나뉘면 희생의 반쪽을 뜻하는 판(<80D6>)이 된다. 옆에 칼 도(刀)를 보태면 판단할 판(判)이다. 중국에선 과거에 중요한 계약을 할 경우 계약 내용을 적은 종이를 도장을 찍은 뒤 둘로 나눠 하나씩 나눠 보관했다. 이를 판서(判書)라 한다. 판서를 맞춰보고 계약 내용을 꼼꼼히 따지는 게 판단(判斷)이요, 판정(判定)이며, 판결(判決)이다. 반값 등록금 여론에 밀려 정부가 그른 판단을 하는 건 금물이다.
대학에서 큰 배움은 사라지고 반값·촛불·정치만 난무한다. 호적(胡適)은 1919년 “문제를 좀 더 많이 연구하고 주의는 자그마치 논하자”고 외쳤다.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 전에 사학의 재단 비리, 부실 대학 퇴출 등 산적한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자. 쾌도난마(快刀亂麻)식 답은 없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