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 오른 18명 작품…서로 다른 개성 자랑…끝까지 뜨거운 경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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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 중앙미술대전에는 평면 11명, 입체 4명, 뉴미디어·영상 3명 등 총 18명의 작가가 본심에 올랐다. 후보작가들이 모두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고, 각기 다른 개성과 스타일을 자랑해 결정이 쉽지 않았다.

 대상에 사진합성기법을 이용해 도시의 군중이 만들어내는 다층적 표정과 메시지를 다룬 쉰스터를 선정했다. 우수상에는 국립공원으로 대표되는 자연과 그곳에 설치된 인공물의 풍경을 정교한 미니어처로 재구성해 보여준 이정배, 복합적인 회화의 기법을 세련되게 혼용하면서 작가의 고유한 팔레트를 감각적으로 구축해 낸 이진한을 뽑았다.

 본심에 오른 작가들은 모두 고도의 완결성과 시각적 창의성을 보여줬다. 자신들이 다루는 주제에서도 독자적인 해석을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역사의 특정한 맥락을 극적 변용하며 놀라운 회화로 빚어낸 김성윤, 자연적 요소에 대한 독특한 사유를 유머러스한 설치와 퍼포먼스로 번안한 뒤 사진으로 기록한 박형렬, 강렬한 개성과 독자적인 유머감각을 회화적 사건들로 풀어낸 백경호, 건축적 공간의 일부를 미니멀한 아름다운 면들의 구성으로 포착한 설치-다큐멘타리를 시도한 이봄순, 그리고 인물화의 원숙하고 깊이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엄민희 등이 끝까지 경합을 벌였다.

 여기서 굳이 바란다면, 작가들의 스타일이 더욱 예외적이고 독자적인 방향으로 흘렀으면 한다. 그래야 한국미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놀라운 기량을 보여주는 신인들을 만나게 돼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유진상 계원예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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