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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생활체험 프로젝트 경쟁률 2천400:1

중앙일보

입력

1년6개월간 거주지의 반경 5㎞내에서 하루 2시간만 산책하며 컴퓨터와 인터넷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아야 하는 `디지털 커뮤니티생활체험 프로젝트''에 다양한 응모자가 쇄도해 디지털 방식의 삶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해주고 있다.

행사주최측인 인터넷 솔루션업체 ㈜라스21(대표 임갑철)은 이달 초부터 20일까지 신청자를 모집한 결과 개인과 가족. 친지등 그룹을 포함해 모두 2천400팀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참가신청자는 상장회사 대표이사에서부터 벤처기업 사장, 기자 , 신춘문예 당선자, 컴퓨터통신 작가, 장애인, 농부, 학생,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방송리포터, 교수, 건축설계사, 자영업자,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특히 신청자 중에는 대학 졸업후 미취업자나 제대후 미복학.미취업자, 퇴직.명퇴자 등 `백수''가 많았으며 인도네시아인과 미국거주 유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기자출신의 한 지원자는 "디지털 환경에서 기자업무를 계속하겠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지원자는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회사를 오프라인에서 목표한 만큼 디지털속에서도 키울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또 "거동이 불편한 유치원생들을 위한 디지털 유치원을 운영하겠다", "국회의원의 사이버 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험을 살려 디지털 정당 창당에 도전하고 싶다" 등 야심찬 계획을 밝히는 지원자도 있었다.

이들이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와 뚜렷한 목표를 세워놓고 지원한 경우라면 막무가내식의 `묻지마'' 지원자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를 듣고 바로 사표를 제출했다, 제발 뽑아 달라"고 호소한 지원자가 있는가 하면 "솔직히 백수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중학생이다, 학교에 가기도 싫고 인터넷에서 공부를 하겠다"는 팀도 있었다.

한 여성은 "함께 지원한 사람이 남자친구다, 1년6개월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결혼도 하고 디지털 원격진료를 통해 아이도 낳고 최초로 디지털 돌잔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1급장애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따뜻하고 편리한 삶을 사는 장애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디지털 세상에는 어떠한 편견도 없다는 사실을 느껴보고 싶다"는 지원자도 나왔다.

연령별 지원자는 20대가 60%, 30대가 25%, 10대가 7%, 40대 5% 등의 순이었으며 최연소자는 12세, 최고령자는 70세 등이었다. 또 인터넷 사용연수는 1년이 25.9%,2년이 23.9%, 3년이 20.9% 등이었다.

학력별로는 대졸자가 27.5%, 대학재학생이 24.1%, 고졸자가 20.3%를 차지했으며 현재 학생신분의 지원자가 34.4%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81.9%로 여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라스21은 이들이 제출한 생활계획 등을 검토해 우선 10팀을 선발하고 신체검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1팀을 선발, 내달 15일께부터 1년 6개월의 `서바이벌게임''에 돌입시킬 계획이다.

프로젝트 참가자는 회사측이 초고속통신망을 설치한 남양주의 한 전원주택에서 일상용품 구입과 외부인사와 접촉, 교육, 의료기관의 진료 등 모든 실생활을 컴퓨터를 통한 디지털 환경에서 해야한다. 오전과 오후 1시간의 외출(산책)은 가능하나 이시간에도 일체의 ''아날로그'' 행위는 금지된다.

회사측은 참가자들에게 3천만원(1쌍 기준)의 생활비와 함께 생활에 필요한 모든 환경을 제공하며 프로젝트가 끝날때까지 버티면 1천만원을 상금으로 주고 본인들이 희망하면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또 일정기간 참가자들의 실제 모습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참가자가 작성해야하는 디지털 커뮤니티 체험일기와 생활비 내역서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라스21은 현재의 사회기반시설 아래에서 아날로그 세계와 떨어져 컴퓨터를 통한 디지털 환경에서 얼마나 생활할 수 있으며 또 시.공간의 제약없이 디지털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디지털 요소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서바이벌게임은 작년에 국내 일부 언론사 주최로 1주일간 기간으로 시행된 적이 있으며 미국에서는 현재 ''닷컴가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1년을 목표로 인터넷환경에서 지내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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