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외환위기 이전수준으로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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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이 급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의 수입급증은 국제 유가 급등 등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생산능력 확장위주의 설비투자 지속, 사치성 고급소비재 수입 증가, 소재.부품의 수입의존도 심화등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요인이 많다.

한국은행은 20일 '최근의 수입동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경상수지흑자가 큰 폭으로 축소될 전망"이라며 "수입의 과다한 증가를 억제하고 그 구조를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입동향= 금년 1월중 수입은 작년 같은달보다 46.3% 증가한 126억달러로 1월수입규모로는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1월 125억달러를 웃도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또 1월중 일평균 수입액은 5억3천70만달러로 작년동기(3억6천720만달러)대비 44.5% 증가해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확대됐다.

일평균 수입액은 96년 5억3천750만달러에서 97년 5억1천410만달러, 98년 3억2천810만달러로 줄어들다가 99년 4억1천930만달러로 증가했다.

용도별로는 작년 1.4분기 0.8% 감소했던 내수용수입이 2.4분기 30% 증가로 돌아선 이후 3.4분기 51.9%, 4.4분기 60%(추정치) 등 증가세가 급속히 확대됐다.

이에 따라 내수용 수입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8년 4.4분기 49.6%에서99년 3.4분기 53.8%로 높아졌다.

▲수입급증요인= 일단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 등 에너지 수입과 석유제품의수입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기업의 설비투자 호조, 특히 전자.정보통신분야의 급격한 투자확대로 자본재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수출용 자본재수입은 30%대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용 수입은 지난해 3.4분기 이후 약 70%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정보.통신기기의 낮은 부품 국산화율 등으로 수출이 증가할 수록 부품소재 수입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1억달러 수출에 3천만달러정도의 수입을 유발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이밖에 TV, VTR, 음향기기, 승용차, 골프용품, 담배, 의류 등 사치성 고급소비재를 앞다퉈 들여오고 있는 것도 수입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작년 1∼11월 승용차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378.9%나 증가했고 골프용품(153.6%), 음향기기(111.4%), TV(81.3%), 시계(51.8%), 담배(50.9%), 의류(36.5%) 등도 높은증가율을 나타냈다.

▲시사점= 1월중 무역수지가 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한은은 구조적 적자기조로 반전된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 경기의 상승세 지속과 함께 수입이 계속 큰 폭으 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출의 견실한 신장세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금년중 경상수지는 크게 축소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따라서 가계는 과소비를 자제하고 기업은 생산능력 확장보다는 합리화,정보화 투자에 주력해야 하며 정부도 수입의존형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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