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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장에도 외국자본 줄이어…영화·케이블 TV 등 잇단 투자

중앙일보

입력

독일의 세계적인 서적판매업체인 벨텔스만이 최근 국내에 '북 클럽' 이란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회원모집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인 미국의 아마존과 일본의 기노쿠니야가 삼성물산과 손잡고 국내 서적판매시장에 진출했다.

문화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인터넷.정보통신 기술과 다양한 컨텐츠로 무장한 외국자본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

벨텔스만은 인터넷을 통해 북클럽 회원에게 50% 할인된 가격으로 서적을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역 부근에 사무실을 마련한 벨텔스만은 곧 대학 교수와 연구.전문직을 비롯한 잠재 고객들에게 광고 우편을 보낼 예정이다.

벨텔스만은 "그룹 산하의 다양한 미디어를 동원해 한국 문화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어학.영화시장에서도 외국자본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어학교습회사인 벌리츠는 96년 합작형태로 강남에 1호점을 개설한 데 이어 4, 5월께 강북에 2호점을 낼 방침이다.

30여 명의 영어.불어.스페인어.일본어 강사를 포진시킨 벌리츠는 "한국 어학시장의 전망이 밝아 한국 진출을 검토하는 외국계 학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벌리츠는 20대 후반의 회사원이 대부분인 강남점과는 달리 강북점은 대학생들을 중점 모집해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영상시장에도 지난달 종합유선방송법 개정을 계기로 외국자본의 유입에 가속도가 붙었다.

케이블TV의 교차소유와 복수 프로그램 공급이 허용되고, 외자유치 한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외국기업들은 이에 따라 단일 기업과 합작하기보다는 2~4개의 케이블TV 회사를 거느린 국내 업체에 지분 투자하는 쪽에 관심이 높다.

동양그룹은 세계 최대의 종합미디어그룹인 미국의 타임워너와 합작 케이블TV회사를 설립키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동양은 만화 채널인 투니버스와 바둑채널 외에 대우에서 인수한 영화채널 OCN을 포함한 3개의 케이블TV에 외자를 유치키로 하고 타임워너와 폭스 등과 접촉을 해왔다.

또 한국의 젠(Zen)엔터테인먼트와 한국방송공사에서 분리된 한국방송제작단(K-BEST)은 사반-폭스패밀리 월드와이드(미국)와 L&H(벨기에)와 자본금 1천만달러의 종합영상회사인 나이트스톰미디어(NSM)을 국내에 설립했다.

최근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산영화인 '이재수란' 과 공포 영화 '링' 에 프랑스와 일본자본이 각각 자본 참여하는 등 영화제작시장에도 외국자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 영화업계는 최근 한국의 '쉬리' 가 일본에서 크게 히트할 조짐을 보이고 일본 영화인 '러브레터' 가 한국 영화시장에서 호조를 보임에 따라 한.일 합작 영화 제작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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