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 김종창 만나 “소프트랜딩 도와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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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산저축은행 측으로부터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대검 중수부 조사에서 김종창(63) 전 금감원장을 만나 저축은행 청탁을 전달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은 전 위원은 최근 조사에서 “지난해 2월께 당시 김종창 원장을 만나 ‘부산저축은행이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소프트랜딩(Softlanding·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진술했다. 은 전 위원이 김 전 원장을 접촉한 때는 부산저축은행 로비를 담당한 윤여성(56·구속)씨로부터 관련 청탁을 받은 다음이었다. 은 전 위원은 청탁 대가로 1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지난달 구속됐다. 검찰은 은 전 위원의 청탁이 지난해 2~3월 김 전 원장이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를 일주일 지연시킨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김 전 원장을 불러 검사 지연 결정이 은 전 위원 청탁에 따른 것인지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원장이 은 전 위원이나 윤씨로부터 청탁에 따른 대가성 금품을 받았는지 ▶실제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부실 검사가 이뤄졌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전 원장이 2007년 설립한 아시아신탁이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 당시 투자한 89억여원 중 손실 처리된 44억여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 돈은 부산저축은행의 비자금으로 쓰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는 은 전 위원에게 ‘정부 관계자들에게 두루두루 부탁해 부산저축은행을 살려 달라’는 취지로 청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은 전 위원이 접촉한 정·관계 인사들이 더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의뢰인-변호사 관계로 은 전 위원을 처음 만난 윤씨는 지난 대선에서 BBK 사건 변호인으로 활동한 은 전 위원을 정권 실세로 판단해 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원장은 “지난해 감사원이 저축은행을 직접 감사하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은 전 위원을 만났다.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현 국무총리)이 만나주지 않아 은 위원을 만났을 뿐”이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 전 위원 측 서현 변호사도 “김 전 원장에게 저축은행 검사 무마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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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前] 감사원 감사위원

1961년

[前] 금융감독원 원장

194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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