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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판 세시봉에 왕년 인민스타들 총출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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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방영된 추억을 찾는 '세시봉'과 같은 프로그램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기념해 마련했던 특별 방송. 북한에서 내로라하는 인민배우들의 과거 영상을 일일이 찾아 현재의 공연모습과 함께 엮은 일종의 추억찾기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물이 최근 중국의 한 사이트에 영상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올라와 새삼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이렇다. 김정일의 생일이 있었던 2월부터 5월까지 인민배우 김광숙·김정녀·전혜영·윤혜영·강금칠 등이 보천보전자악단과 공연한 영상이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추억의 노래'이다. 지난달엔 왕재산예술단 음악무용종합공연이 방송됐다. 중후하게 변한 이들 인민배우들이 오랜만에 무대에 선 모습이 함께 들어 있다.

특히 관심을 모은 이는 김정일이 짝사랑 한 대상으로 유명한 윤혜영. 윤혜영은 한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권력도 가질 수 없는 사랑'을 가르친 여성"으로 알려졌었다. 김정일은 집단체조 '아리랑'에 윤혜영이 부른 '준마처녀'를 삽입토록 하고, 공연 내내 그녀를 옆자리에 앉힐 정도로 좋아했다. 또 유럽에 사람을 보내 윤혜영의 무대의상과 액세서리를 사다 주기도 했다. 하지만 윤혜영은 김정일의 절절한 구애를 외면하고 다른 남자(보천보전자악단의 피아니스트)를 사랑했다가 2003년 말 비참하게 처형당했다는 기사가 국내 언론(월간조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으로 이런 보도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윤혜영은 이번 공연에서 어깨가 모두 드러나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와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 북한대중가요 '휘파람'으로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인민배우 전혜영도 눈길을 끈다. 작은 키에 가냘픈 체구, 깜찍한 율동으로 남심을 흔들었던 전혜영은 보천보전자악단의 아이콘이었다. 지금은 40대 중후한 여성으로 변해있다.

보천보전자악단은 1985년 김정일의 지시로 만들어진 북한의 유명경음악단이다. 평양방송이나 조선중앙방송 등에 자주 출연하며 고난의 행군 시기 등 어려운 시기에도 북한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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