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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로커의 출장정지결정에 대해 뒤숭숭한 여론

중앙일보

입력

지난 연말 아시아계 이민자와 동성연애자를 모욕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원투수 존 로커(25)가 마침내 ‘28일간 출전정지 및 20만달러 벌금’이란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로커 자신과 선수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을 뿐 더러 일반 시민들 사이에도 찬반논란이 크게 일어나 새로운 불씨를 낳고 있다.

31일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로커의 발언은 사회 전반에 나쁜 영향을 끼쳤을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스스로의 명예를 깍아내린 짓이었다”며 “그의 잘못된 언행은 우리 야구계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고 중징계 사유를 밝혔다.

이에대해 로커는 즉각“이번 조치는 절대로 적절치 않다”며 “내가 한 발언의 무게에 비해 너무 심한 징계다”고 반발했다. 또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도 “로커가 마약이나 도박 등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한달간 출장정지는 말도 안된다”고 1일 이의신청을 냈다.

메이저리그의 조치를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둘로 나뉘어졌다.

1일 USA 투데이지가 보도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로커의 발언이 타인에 대해 공격적이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52%, ‘아니다’가 48%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징계내용이 적절한 것인가’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너무 심했다 59% ▲너무 약했다 21% ▲적절했다 20%로 다수는 로커에게 동정표를 던졌다.

또한 ESPN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참가자 6만6,751명중 60.1%가 로커에게 내려진 징계처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동의한다는 39.8%에 불과해 전반적인 미국민 여론은 28일 출장정지를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프로선수에 대한 중징계는 대개 마약 복용이나 도박들의 큰 잘못이 아니면 내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로커에게 내려진 징계는 다른 사례와 비교할 때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출장정지 기간동안 연봉이 지급되지 않는 NBA에서 감독의 목을 조른 래트렐 스프리웰은 66게임 출장정지 처분으로 640만달러의 손실을 봤으며 메이저리그에서 로커와 비슷한 소수계 인종 비하 발언으로 1년 자격정지를 받았던 신시네티 레즈의 구단주 마지 샷은 결국 지분을 다 팔고 쫓겨나듯 메이저리그에서 꼬리를 감추어야만 했다.

게다가 로커는 출장정지라도 연봉에는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는다.

어쨋든 로커의 망언에 대한 무게는 보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무겁게도 가볍게도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는 미국에서 그가 진짜 징계를 받았는지 아닌지는 앞으로 팬들의 반응으로 판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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