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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짐 로저스가 위안화에 베팅하라고 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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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내로라하는 투자자라면 위안화에 주목한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베팅을 해야 한다면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걸라”고 말했다. ‘상품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중국 위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화폐의 하나인 만큼 과감하게 사들여 장기 보유하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몇 년간 위안화가 현재와 같은 절상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에 쏠리는 관심은 중국 경제의 성장과 막대한 무역 흑자로 위안화 절상 압력이 가중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위안화는 달러 대비 3.5% 절상됐다. 올해도 3.65% 절상될 것으로 HSBC는 예상했다. 5~7% 절상 폭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24일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4996위안으로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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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전망 속에 ‘위안화’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위안화 예금. HSBC가 2월 내놓은 ‘위안화 종합예금 및 정기예금 서비스’는 국내 시장 최초로 연 0.4%(정기예금 기준)의 예금 금리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위안화로 직접 운용해 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탓에 이자를 주지 않던 관행을 HSBC가 깬 것이다.

 하나은행은 위안화의 달러 대비 절상률을 기준으로 금리를 제공하는 ‘위안화 연동 예금’을 판매했다. 위안화 절상 폭에 따라 최대 연 8.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음 달에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씨티은행, 하나은행 등 에서 판매하는 AIA의 ‘무배당 골든차이나 연금보험’도 위안화 절상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이다. 10년 만기 국공채 채권과 3년 만기 위안화 옵션에 투자해 채권 투자 수익을 얻으면서 위안화 절상 때 플러스 알파를 얻을 수 있게 구성됐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본드는 이미 지난해부터 자산가의 각광을 받았다. 딤섬본드의 수익률은 연 1~2% 수준이지만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투자 매력이다. 삼성증권에서 판매한 신탁상품은 최근까지 1000억원 정도가 팔렸다. 딤섬본드에 투자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딤섬신탁 상품은 투자자와 증권사가 신탁계약을 맺고 계좌에 위안화 자산을 편입하게 된다.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최소 가입액(3000만원)이 높은 편이다. 펀드는 이자소득과 환차익에 대해 모두 세금을 내야 한다.

 위안화에 투자할 때는 주의할 점도 많다. 원화가치가 위안화 가치만큼 오르면 환차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위안화로 거래할 때 환전 비용이나 수수료 등도 따져봐야 한다. 위안화 강세라는 방향성은 맞지만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는 예상할 수 없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 HSBC 강순주 최고개인금융책임자는 “중국 당국의 정책에 따라 위안화 절상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수도 있고 각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위안화 이외의 신흥국 통화 가치가 더 빠르게 올라갈 수도 있는 만큼 너무 조급히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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