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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묻었다는 미군 4명 더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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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2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한 스티브 하우스.

경북 칠곡군 왜관에 위치한 미군 기지(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은 스티브 하우스(Steve House·54) 등 전 주한미군 병사 3명으로부터 비롯됐다. 이들의 주장이 16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 한 민영방송에 소개되면서다. 그는 “1978년 캠프 캐럴 근무 당시 동료들과 함께 기지 뒤편에 구덩이를 판 뒤 고엽제가 담긴 55갤런(208L)들이 노란색 드럼통 수백 개를 묻었다”고 말했다. 그는 78년 2월~79년 2월 1년간 캠프 캐럴에서 근무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처에 살고 있는 하우스는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보도 이후 당시 고엽제 매립 사실을 증언하는 미군 장교 1명과 사병 3명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조사에 적극 협력할 것이며, 한국 방문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78년 4~5월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축구장 크기의 거대한 구덩이를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드럼통 겉면에 ‘베트남 지역’과 고엽제(콤파운드 오렌지)라고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처음 2주간 드럼통 약 250개를 파묻었다. 이후 가끔씩 30~40개씩의 드럼통을 가을까지 계속 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78년 이전에도 고엽제가 매립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과 미국 정부가 협의를 통해 조사 시기를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우스는 “고엽제 매립을 주장하게 된 건 기독교인으로서 죽기 전에 진실을 말하고 싶었다” 고 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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