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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부 또 토네이도 … 90명 이상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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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2일(현지시간) 강력한 토네이도가 미국 중서부를 휩쓸어 미주리주 조플린 지역이 폐허로 변한 가운데 주민들이 집 지하실에 숨어 있다 구조된 한 여성을 부축하고 있다. 조플린에서만 최소 89명이 목숨을 잃었고, 병원과 주택·상점이 대부분 파괴됐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조플린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중서부를 휩쓴 강력한 토네이도로 90명 이상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22일 오후 발생한 대형 토네이도로 미주리·캔자스·오클라호마 등 중부 지역이 초토화됐다.

특히 피해가 심했던 미주리주 남서부 도시 조플린 한 곳에서만 89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도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수색·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미주리주 뉴턴 카운티의 검시관인 마크 브리지는 “한 지점에서만 시신 11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며 “사망자가 1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로 조플린 남부 지역에서는 병원·교회·학교·가옥 등이 무너지면서 폐허로 변했고, 시내 중심부로 향하는 도로 곳곳이 끊겼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지역 곳곳이 무너진 건물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과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고, 부러진 파이프 사이로 쏟아져 나온 물이 구조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주민들은 무너진 건물 더미와 뒤집힌 자동차 사이를 누비며 실종된 가족과 친구를 찾았다. 이 지역 신문 ‘조플린 글로브’의 기자 스콧 미커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온 동네가 초토화됐다”며 “병원에 수백 명의 부상자가 몰려 학교를 임시 병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AFP에 전했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지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해 피해 복구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일랜드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토네이도 상륙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피해를 본 국민에게 조의를 표하고 연방재난관리국(FEMA)에 피해 지역 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미 중부 지방은 최근 북상하는 토네이도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엔 미국 기상 관측 사상 4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토네이도가 중남부 6개 주를 강타해 354명이 사망했다. 피해가 집중된 앨라배마주에선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해 수만 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지난 21일엔 캔자스주에서 야구공만 한 우박을 동반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한 명이 숨지고 주택 200여 채가 무너졌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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