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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Poppoya]

중앙일보

입력

하얀 눈으로 뒤덮인 시골 마을 종착역, 호로마이... 평생 호로마이 역을 지켜온 철도원, 오토... 눈이 내리면 그는 고개 들어 눈송이를 쏟아내는 먼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지난 날 잃어버린 소중한 이들의 흔적을 찾아...

잃어버린 사랑...

17년전 겨울 어느날, 오토가 열차를 점검하고 있을 때 우유빛 고운 얼굴의 아내가 그에게 달려왔다. '아기가 생겼어요. 드디어 우리의 소중한 아기가요...' 기쁨에 어쩔 줄 몰라하는 천진난만한 아내, 시즈에... 오랜 기다림 끝에 태어난 딸에게 그들은 '눈의 아이'라는 뜻의 유키코란 이름을 지어줬다. 하지만 행복은 잠시...

유키코가 태어난 지 두 달 쯤 된 어느날... 열병에 걸린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던 아내는 눈처럼 차갑게 식어버린 딸의 시신을 안고 돌아왔고, 딸의 죽음을 지켜보지 못한 오토...

그리고 몇 년 후, 어김없이 깃발을 흔들며 죽은 유키코가 타고온 기차를 맞이한 그를 원망하던 아내가 병원에서 죽어가던 날도 오토는 기차역을 떠나지 못했다. 아내와 딸을 잃은 오토는 가슴 속에 깊은 회한과 그리움을 키우기 시작하고...

... 그 사랑을 돌려주는 아름다운 기적!

오토의 정년 퇴임을 앞둔 새해 아침, 눈 쌓인 플랫폼을 치우고 있는 오토앞에 낯선 여자아이 하나가 찾아온다. 인형을 안고 천진스레 웃으며 철길을
바라보던 소녀는 처음부터 오토를 알고 있었다는 듯 반갑게 인사를 건네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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