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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첫 ‘신개념 FTA’ 차·와인·의류 … 한국과 명품교역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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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7월 1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EU의 무역 사령탑인 카럴 더휘흐트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 서면 인터뷰했다. [로이터]


카럴 더휘흐트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오는 7월 발효될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신개념 FTA’로 규정하며 향후 20년 동안 한·EU 간 무역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투자 등 EU의 대외통상정책을 총괄하는 더휘흐트 집행위원은 19일 중앙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EU는 20여 개국과 여러 형태의 무역협정을 맺었지만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포괄적 협정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최초의 ‘신개념(New Generation) FTA’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EU FTA는 향후 20년 동안 이 협정이 없을 때보다 양측 간 무역 규모를 두 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휘흐트 집행위원은 한·EU FTA를 ‘기념비적인 협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FTA가 양측 간 무역과 경제활동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자유무역에 대한 EU의 의지를 밝힘으로써 아시아, 나아가 세계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인터뷰 답변을 통해 이번 협정이 ‘신세대 FTA’로 불리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간 EU는 칠레·멕시코·남아공·지중해연안국 등 20여 개 국가와 자유무역 관련 협정을 체결했지만 주로 시혜적인 성격이 강해 이번 한·EU FTA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6년부터 아시아 나라들과 이전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협상을 맺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 첫 결실이 한·EU FTA여서 신세대 FTA로 불린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FTA 협상은 어떤 상황인가.

 “현재 인도·싱가포르와는 상당히 진전된 상태며 말레이시아와도 협상 중이다.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상도 조만간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정 체결로 한·EU 간 무역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한 연구에 따르면 이번 협정 발효 이후 제조 및 서비스 분야를 통틀어 300억 유로(약 46조원) 이상의 교역이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평가됐다. 또 향후 20년 동안의 양측 간 무역 규모는 FTA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는 또 다른 분석도 있다.”

 -어떤 산업 분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까.

 “산업 경쟁력으로 볼 때 한국의 자동차·전자 업계가 최대 수혜자로 예상된다. 반면에 EU 측에선 산업기계를 비롯해 고급차·와인·고급식품·화장품·고가의류와 같은 명품의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EU의 서비스 분야도 혜택을 볼 것이다.”

 -한·EU FTA로 인해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하면.

 “EU로서는 피해 분야에 대해 보상할 계획이 없다. 그러나 만약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으로 특정 계층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세이프가드 (safeguard)’ 발동을 위한 조사에 들어가도록 돼 있다. 한국에도 똑같은 권리가 있으며 이는 이번 FTA에 보장된 것이다.”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카럴 더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EU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에서는 27개 회원국에서 파견한 27명의 집행위원이 교육·통상·환경 등 각 분야의 수장을 맡고 있다. 일반 국가의 장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따라서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으로 치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더휘흐트 집행위원은 벨기에 출신으로 변호사로 일하다 정계에 투신해 벨기에 외무부 장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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