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역대 수퍼보울 명승부(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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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33차례 수퍼보울을 치르는 동안 근소한 점수차의 박진감있는 경기를 가장 많이 보여준 팀은 댈러스 카우보이스라 할 수 있다. 카우보이스는 지금까지 무려 8차례나 수퍼보울에 출전해 4승4패를 기록했으며 이중 3경기를 4점차 이하로 승부지었다.

카우보이스는 또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함께 수퍼보울의 최고 라이벌로 불리울만 하다. 두 팀은 수퍼보울에서 3차례나 격돌했으며 76년과 79년에 스틸러스가 4점차로 간신히 이기는 접전을 보여줬다. 카우보이스는 96년에야 다시 스틸러스를 맞붙어 27-17로 설욕할 수 있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21-17 댈러스 카우보이스(10회·76년)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손꼽히는 테리 브래드쇼(피츠버그)와 로저 스타벅(카우보이스)의 대결은 처음부터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었다.

3쿼터까지 7-10으로 뒤지던 스틸러스는 4쿼터 시작과 함께 세이프티와 필드골 2개, 터치다운 1개(엑스트라포인트 실패)를 묶어 단숨에 역전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스타벅이 곧바로 34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켜 4점차로 따라붙었으며 1분22초를 남긴 상태에서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카우보이스는 2차례의 퍼스트다운에 성공하며 스틸러스 문전에 육박, 대역전극을 눈앞에 뒀지만 스타벅의 마지막 패스가 엔드존에서 인터셉트 당함으로써 첫 수퍼보울 챔피언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MVP는 린 스완(와이드리시버·스틸러스).

▲피츠버그 스틸러스 35-31 댈러스 카우보이스(13회·79년)

3년만에 다시 맞붙은 양 팀의 쿼터백은 역시 브래드쇼와 스타벅. 그러나 두 팀은 첫대결때보다 훨씬 더 화끈한 공격으로 부딪혔다.

3쿼터까지 또다시 역전에 역전이 거듭됐으며 이날 무려 9개의 터치다운이 나올만큼 경기는 격렬했다.

3쿼터까지는 21-17로 스틸러스의 리드. 스틸러스는 4쿼터 들어서 러닝과 패싱 터치다운 1개씩으로 멀찌감치 도망가는 듯 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결코 철마 생포를 단념치 않았다. 4쿼터 2분23초 남기고 스타벅의 7야드 패스가 엔드존의 듀프리에게 적중했으며 곧바로 온사이드킥을 잡아 종료 22초전에 또 한차례 패싱터치다운으로 점수는 35-31.

카우보이스는 또 한차례 온사이드킥을 시도했지만 이번엔 스틸러스가 그대로 잡아버렸다. MVP는 테리 브래드쇼(쿼터백·스틸러스).

▲덴버 브롱코스 31-24 그린베이 패커스(32회·98년)

90년대 들어 수퍼보울은 한팀의 일방적인 승리가 계속되면서 점차 흥미가 식어갔다. 그러나 모처럼 풋볼팬들을 자극할 만한 대결이 벌어졌다.

매번 수퍼보울에 진출만 하면 맥없이 주저앉았던 덴버 브롱코스와 존 얼웨이가 비록 와일드카드를 거치긴 했지만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다시 수퍼보울에 도전했다.

물론 상대는 전년도 챔피언으로서 무쇠돌이처럼 듬직한 브랫 파브가 이끄는 그린베이 패커스로 승리를 점치기는 힘든 상태.

그러나 '수퍼보울 만년 준우승'의 설움을 씻겠다는 투혼과 'AFC의 수퍼보울 13연패' 수모를 갚아야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덴버의 야생마들은 기에서부터 패커스를 앞섰다.

더욱이 브롱코스에는 '야생마중에서도 적토마'인 터렐 데이비스가 있었다.

데이비스는 수퍼보울 기록인 3개의 러닝 터치다운을 뽑으며 패커스 진영을 마음껏 유린했다. 물론 패커스도 파브의 고공폭격으로 3개의 터치다운을 빼내며 맞섰다.

결국 경기는 24-24로 1분45초 남은 상황에서 데이비스의 1야드 터치다운으로 판가름났다.

브롱코스로서는 5번 도전 끝에 수퍼보울 1승, 그리고 얼웨이도 3전4기인 이 경기는 그래서인지 역대 수퍼보울중 최고의 명승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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