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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가 역겹다고?” vs. “너무 드러내놓고 하니까”

중앙일보

입력

리사 윌리스와 그녀의 아기. (출처=데일리메일)

영국 잉글랜드 에섹스에 위치한 더화이트 커피하우스.(출처=데일리메일)


한 카페에서 모유수유를 한 여성이 점원으로부터 “역겹다”는 모욕을 당했다며 카페 사장을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사장은 “가슴을 너무 드러내 다른 고객에게 불편을 줘 주의를 줬을 뿐”이라고 맞섰다. 18일 데일리메일은 주장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모유수유가 역겹다니”

영국 잉글랜드 에섹스에 위치한 더화이트 커피하우스. 갓난아이를 둔 리사 윌리스(36)는 17일 오전 이 카페에 들렀다. 그는 생후 10개월 된 딸 코니와 함께 창가에 자리잡았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그는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그런데 한 점원이 다가와 “여기서 가슴을 다 내놓고 모유수유를 하면 어쩌냐”며 “역겹다.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다. 주위에 있던 20여 명의 고객이 일제히 리사를 쳐다봤다. 리사는 “내 얼굴이 짓밟히는 것처럼 무안하고 민망했다”며 “너무 화가나 밖으로 나갔는데 점원이 따라나와 콜라잔과 먹다 남은 토스트를 내 차에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리를 다른 쪽으로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으면 고소까지 검토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드러내놓고 하니까”

이 카페 사장인 코랄 콕스(50)는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점원과 현장에 있던 고객에게 당시 상황을 물었다. 한 동료 점원은 “‘어떤 남성이 그녀가 젖가슴을 다 내놓고(boob out) 모유를 먹인다’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 “가슴 한쪽이 다 보인다. 좀 가려줬으면 좋겠다” “남자친구와 같이 그녀의 가슴을 보고 커피를 마시고 싶지 않다”라는 불평이 쏟아졌다고 한다. 리사가 지목한 점원은 “고객의 항의가 이어져 ‘조금 (가슴을) 가리고 모유수유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는데 ‘그럼 어디서 먹이란 말이냐’라고 따졌다”며 “‘불편하겠지만 화장실을 이용해달라’라고 말한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리사는 “지난해 제정된 평등법안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를 금지하면 안된다”며 “카페나 식당 주인은 엄마가 모유수유할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에도 햄스테드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식당에서 모유수유를 했다는 이유로 쫓져난 일이 지역 신문에 보도됐었다. 이 여성은 “식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식당 주인은 “아무리 모유수유라도 지나치게 드러내놓으면 주인의 고유권한으로 퇴장시킬 수 있다”고 맞섰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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