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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코, 〈레전드(Legend)〉

중앙일보

입력

같은 컨츄리 록 밴드지만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이글즈(Eagles)와는 달리, 포코(Poco)는 그들 만큼의 명성을 얻은 팀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종종 이글즈와 비교 대상에 오르곤 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글즈의 베이스 주자였던 랜디 마이즈너 (Randy Meisner), 그를 대신했던 티모시 B 슈미트 (Timothy B. Scmit)는 모두 포코의 멤버였기 때문에 이 두팀의 행보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1969년, 당시 해산된 록그룹 버팔로 스프링필드의 주요 멤버였던 짐 메시나(Jim Messina. 기타), 리치 퓨레이(Richie Furay. 기타), 랜디 마이즈너, 러스티 영 (Rusty Young)을 중심으로 조직된 포코는 메이저 레이블 에픽에서 발매한 데뷰작 〈Pick Up The Pieces〉로 평단으로 부터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하지만 잇단 멤버 교체와 상업적인 히트곡의 부재는 소속사의 계약 파기로 이어졌고 결국 70년대 중반 해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ABC 레코드사(나중에 MCA로 흡수됨)를 통해 발표한 이적 첫앨범 〈Head Over Heels〉(1975년)를 시작으로 점차 인기를 확산시킨 포코는 1978년에 와서야 밴드 최고의 역작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Legend'는 말 그대로 포코가 만들어낸 전설같은 앨범이다. 오리지널 멤버라곤 페달 스틸 기타의 명인 러스티 영만이 남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티모시마저 팀을 탈퇴했고 이글즈의 히트곡 'I Can't Tell You Why'에서 리드 보컬을 맡았다.) 70년대 중반부터 팀에 참가한 폴 코튼 (Paul Cotton. 기타)과 함께 단순히 컨츄리 록이라는 장르로 묶어두기엔 아까운 좋은 곡들을 엮어냈다.

상업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어설픈 변신으로 실망감을 안겨준 마지막 앨범 〈The Long Run〉(1979년)을 발표한 이글즈(물론 6년전 컴백했지만…)와는 달리, 디스코가 휩쓸던 시기였지만 당시의 분위기에 곁눈질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서정성을 내세운 포코는 오히려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어쿠스틱 기타로 아름다운 선율을 구성한 'Crazy Love', 이들의 음악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색소폰 연주가 따스함을 전해주는 'Heart Of The Night'은 그들의 대표적인 히트곡이 되었다.

록이라고 부르기엔 지나치리만큼 부드러운 기타 연주와 화음이 곳곳에 녹아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깊은 울림을 전달해준다. 'Spellbound', 'Love Comes Love Goes'는 이를 증명하는 좋은 예이다. 이밖에 'Little Darling'의 상큼한 기분, 'The Last Goodbye'에 베어있는 진한 아픔 역시 빼놓을수 없는 'Legen'의 베스트 트랙들이다.

국내에서만 히트한 'Sea Of Heartbreak'의 리메이크 곡이 수록된 〈Cowboys And Englishmen〉(1984년) 이후 포코는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났지만 오랜만에 오리지널 멤버들이 모여 만든 〈Legacy〉(1989년)로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며 20년간의 음악인생을 마감했다.(Top 20 히트곡 'Call It Love' 수록)

[수록곡]

1. Boomerang
2. Speelbound
3. Barbados
4. Little Darling
5. Love Comes Love Goes
6. Heart Of The Night
7. Crazy Love
8. The Last Goodbye
9. 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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