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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요동치는 은값, 범인은 중국 투기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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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왕서방이 세계의 은값을 들었다 놓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중국계 투기꾼이 최근 은값의 폭등과 폭락을 주도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하이 금거래소에 따르면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은 거래량은 7000만 온스를 기록해 연초 이후 2837%나 늘었다. 거의 30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은 가격은 지난달 29일 온스당 48.58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8월 이후 175%나 올랐지만 12일 장중 32.33달러까지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은 거래 규모가 런던이나 뉴욕보다는 여전히 작지만 거래량이 빠르게 늘면서 가격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값이 50달러 고지를 밟느냐는 중국의 매수세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UBS의 에델 툴리 귀금속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달 은값의 가파른 상승세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중국 투자자”라며 “지난주 중국 투자자들이 은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은값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의 한 귀금속 담당자는 “중국 개인투자자가 최근 은 가격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며 “(상하이에서) 엄청난 규모의 투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은을 비롯한 원유 등의 가격 하락은 과열된 시장의 조정 과정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세계 최대의 원자재 거래업체인 글렌코어의 이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CEO)는 12일 홍콩에서 열린 비디오 콘퍼런스에서 “최근의 상품가격 하락은 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는 것”이라며 “아시아의 수요가 여전히 강해 천연자원 기업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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